`대전방문의 해`를 맞은 대전시가 관광객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관련 부서 직원들은 `가뜩이나 부족한 관광 자원으로, 9첩 반상 이상의 성찬을 만들어 내야 한다`며 어려움을 호소한다.

이런 고민 끝에 나온 게 `셀프디스(자기비하)`다.

SNS에서 대전을 지칭하는 노잼 도시를 희화화시켜 `노잼 대전의 투어 알고리즘`을 온라인상에 공개한 것이다.

알고리즘은 간단하다. `지인이 다수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해 `예`, `아니오` 응답을 따라간다.

중간에 어떤 답을 선택해도 지역 투어와는 거리가 먼 엉뚱한 여행 코스가 나온다.

마지막 공통 질문에 다다르면 대전 유명 빵집인 `성심당에 들리고 집에 보낸다`는 답만 고를 수 있다.

기승전 성심당이다. 언뜻 재기 넘치는 홍보 발상이지만, 뒤집어 생각해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7030(시 출범 70주년, 광역시 승격 30주년)`을 맞은 대전시가 머리를 싸매보지만 별 소득이 없는 모양새다.

근대문화유산, 과학, 재미 등을 포함한 대표 콘셉트를 정해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지만 썩 와 닿지 않는다.

최근에는 15년 간 사용해 온 도시 브랜드 슬로건 공모에 나서기로 했다.

과학도시 대전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1993년 엑스포 마스코트인 꿈돌이를 활용한 굿즈 제작에도 나선다고 한다.

대전방문의 해를 띄우려는 시의 노력이 엿보이지만, 여행객들이 대전을 찾아야 하는 당위성은 아직 확보하지 못한 것 같다.

일부에선 허태정 시장만의 공허한 메아리에 그쳐 실·국 산하기관 간 협업이 소홀하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기껏 내놓은 SNS 이벤트가 셀프디스라면 실망스럽다.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이라지만 스스로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내세울 만한 관광자원이 부족한 대전의 자화상을 명확히 인지하는 게 필요하다.

대전시가 인터넷 신조어인 `어그로(관심을 끌기 위해 악의적인 글을 올리는 행동)꾼`으로 전락하면 안 된다는 충고를 하고 싶다.

무작정 관심을 끌기보다 내부 잠재력을 키워 스스로의 브랜드 가치를 키우는 자세가 중요하다. 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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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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