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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훈 칼럼] 고삐 풀린 北 단거리 탄도미사일

2019-08-08기사 편집 2019-08-07 18: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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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좋은 일은 한꺼번에 몰려온다고 했던가. 공교롭게도 최근에 한국을 위협하는 사태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미국의 방위비 분담 상향 압력 등이 그렇고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의 영공침범도 마찬가지다. 사상 초유의 일본 경제보복에 이어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도발은 진행형이다. 무력으로 대치하고 있는 북한은 물론이고 동맹국인 미국조차도 우호적인 곳이 한 곳도 없다. 그야말로 한국이 주변국들에게 '동네북' 신세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발등의 불이자 당장 해결해야 하는 난제는 일본의 경제보복이다. 나라 전체가 비상시국이나 다름없다. 기업과 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우려되는 일이니 그럴 것이다. 하지만 일본의 경제보복 못지않게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게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다. 북한은 지난달 25일 이후 벌써 네 차례에 걸쳐 신형 단거리 발사체를 쐈다.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남한에 대한 경고다.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을 비난하며 "남조선은 맞을 짓을 하지 않는 게 현명한 처사"라고 했다. 한미가 분석한 발사체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이지만 북한 주장은 신형 방사포다. 분명한건 미사일이 됐든 방사포가 됐든 남한을 직접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 들어 북한이 잇달아 도발한 미사일의 사거리는 250여km에서 600여km까지 다양하다. 사정거리 600km면 제주도를 비롯해 남한 전역이 사정권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북한은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때마다 고도를 낮추고 있다. 정점 고도가 처음엔 60km에서 50km를 기록하더니 이달 초엔 25km까지 낮아졌다. 이는 우리 군의 요격망을 무력화하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30km 이하의 저고도로 불규칙 비행을 하는 미사일은 사실상 요격이 어렵다고 한다. 단거리 미사일은 미국과 일본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그렇다고 중국이나 러시아를 겨냥한 건 결코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북한의 의도는 분명해 보인다.

사정이 이런데도 미국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때 난리법석을 떤 것과는 전혀 딴판이다. 물론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있어서겠지만 미국엔 위협이 안 된다는 판단일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장거리가 아니고 단거리여서 문제 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일본 역시 '일본 안보에는 영향이 없다'는 반응이다. 한국이 위협에 놓이건 말건 상관하지 않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가 북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용인하겠다는 뜻을 아베 총리에게 이미 전달했다고 한다. 미국과 일본이 입을 맞춘 듯 비슷한 반응을 보인 데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문제는 북한이 미국 의도대로 비핵과 협상에 매진해야 하지만 정반대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발언이후 고삐풀인 망아지처럼 단거리 발사체를 연이어 쏘아대고 있다. 그동안 미국의 눈치를 보며 자제를 했던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에 열을 올리고 있는 형국이다. 남한을 겨냥한 탄도미사일은 마음껏 실험하고 발사해도 상관이 없다는 인식을 심어준 결과다. 심지어 북한은 한미가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규정하자 추적 능력을 비웃기라도 하듯 '신형 대구경 방사포'라는 설명까지 내놓고 있다.

남북, 북미 정상회담으로 핵 협상이 이뤄지길 기대했지만 '소문난 잔치'에 불과하다. 미국을 위협하는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는 사라졌는지 몰라도 오히려 남한을 위협하는 단거리 미사일은 하루가 멀다 날아다니고 있다. 이런 마당에 미국은 중거리 미사일 아시아 배치를 추진하면서 한국도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는 모양이다. 중국, 러시아 등의 반발이 불을 보듯 뻔하다. 북미 핵협상으로 긴장이 해소되기는커녕 미사일만 빗발치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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