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대 발명품은 무엇일까. 3대 발명품에 문자와 바퀴를 꼽는 데에는 이견이 별로 없다. 문자는 인간이 시간과 장소의 한계를 뛰어넘어 정보를 전파, 전승할 수 있도록 해 인류 문명이란 금자탑을 쌓아올리도록 한 벽돌이다. 바퀴는 인류의 에너지 사용 기술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켰다. 수레에 달아 활동 반경을 넓혔고 기계 장치에서는 직선에너지를 회전에너지로, 혹은 그 반대로 바꿔주는 부품으로 사용된다.

세번째 자리를 두곤 의견이 분분하다. 종이, 인쇄술, 도르래, 화약, 시계, 달력 등 후보는 많지만 문자와 바퀴 만큼 인류의 삶을 바꿔놓았는가 라는 점에선 모자람이 있다.

의외로 과학자들은 냉장고를 3대 발명품에 끼워 넣기도 한다. 요즘 같은 더위엔 솔깃한 주장이다. 물론 식품을 저장하는 용도의 가정용만이 아니라 모든 에어컨디셔닝 시스템을 말한다.

냉장고는 식품의 낭비를 크게 줄여준다. 과거에는 먹다 남으면 썩어서 버려야 했다. 농작물의 생산성이 크게 높아지기도 했지만 냉장고 덕에 소수 특권층만이 아니라 대중들까지 1년 내내 비슷한 수준의 영양을 섭취할 수 있게 됐다.

에어컨은 조금 오버하면 사실상 현대 첨단과학기술의 기반이라 할 수 있다. 에어컨이 없었다면 지금 반드시 당신 곁에 있을 휴대폰도 존재할 수 없었다.

에어컨을 최초로 발명한 사람은 `윌리스 캐리어`다. 지금도 에어컨, 냉장고로 유명한 브랜드 그 캐리어다. 퇴근 후 하루 노동의 흔적들을 샤워로 씻어내고 냉장고에서 차가운 맥주를 꺼내 소파에 앉아 에어컨 바람을 쐬며 마시면 새삼 캐리어 박사에 대한 존경심이 솟아난다.

캐리어는 인쇄용지 품질을 떨어뜨리는 습도와 열기를 막기 위한 연구를 하다가 1902년 에어컨의 원리를 고안했다. 온도와 습도 등 실험실 환경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게 된 과학자들은 수많은 연구 업적들을 쏟아낼 수 있었다. 캐리어의 공기조절 시스템은 면도날에서부터 담배, 제과, 신발, 비누 같은 생활용품 뿐만 아니라 약품에 쓰이는 캡슐, 군수품 등 각종 산업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여줬다. 1925년 극장에 에어컨 시스템이 도입되지 않았다면 헐리우드 영화산업은 지금처럼 발전할 수 없었다. 우리는 영화 어벤저스에서 타노스가 손가락을 튕기는 모습을 결코 볼 수 없었을 것이다.

이용민 지방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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