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지나고 본격적인 땡볕더위가 시작됐다. 매미도 여름이 왔다는 것을 알기기라도 하 듯 여기저기서 울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무더위에 발 걸음은 무거워지고 숨을 턱까지 차오른다. 몇 발짝 걷기만 해도 몸이 땀으로 도배를 하고 땀 구멍으로 나온 분비물로 인해 온 몸은 끈적끈적하다. 습한 날씨에는 피부에 의류가 달라붙어 신경을 예민하게 하는데 사소한 일이라도 짜증을 유발한다.

요즘 시기는 불쾌지수가 급격히 상승한다. 실내에서 에어컨 바람을 맞다 밖으로 나오기라도 하면 뜨거운 열기에 숨이 막히면서 불쾌감도 덩달아 올라간다. 기온과 습도 따위의 기상 요소를 자료로 무더위에 대해 몸이 느끼는 쾌, 불쾌의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를 불쾌지수가 한다. 불쾌지수가 70-75인 경우에는 약 10%, 75-80인 경우에는 약 50%, 80 이상인 경우에는 대부분의 사람이 불쾌감을 느낀다고 한다. 인종에 따라 느끼는 불쾌감의 정도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요즘에는 불쾌지수 대신에 온도와 습도의 합성어인 온윤지수라는 말로 바꿔서 사용하기도 한다. 불쾌지수는 미국의 기후학자 톰(E. C. Thom)이 1959년에 고안했으며 당시 미국에서 약 300개 도시에 처음으로 일기예보시에 불쾌지수를 발표하기도 했다.

불쾌 지수는 건구 온도+습구 온도×0.72+40.6로 산출한다. 우리나라에선 1964년 7월부터 도입됐다. 불쾌지수예보는 기상청에서 4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제공된다.

낮에는 폭염이 밤에는 열대야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낮이건 밤이건 무덥고 짜증나는 건 매한가지다. 집에 에어컨이 있어도 다음 달 날아올 전기요금 고지서를 생각하면 덜컥 겁이 나 마음놓고 틀 수도 없는 노릇이다.

요즘은 날씨 예보에 저절로 눈과 귀가 기울여 진다. 날씨 예보를 들으면서 제발 이 번 만큼은 예보가 틀리길 바라는 마음이 여느 때 보다 간절한 것 같다. 숨이 턱턱 막히는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폭염에 짜증만 늘고 신경도 극도로 예민하다. 여름철은 모두를 힘들게 한다. 그렇다고 짜증만 부리고 스트레스만 받은 체 손을 놓고 있을 수 만은 없다. 자신만의 슬기로운 지혜를 발휘해 불쾌지수를 행복지수로 바꾸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황진현 천안아산취재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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