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소녀상 찾은 일본인 부부
일본이 한국을 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인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한 가운데 4일 오전 일본인 관광객인 미츠이 타카야씨 부부가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을 방문하고 있다.  미츠이 타카야씨는 소녀상을 찾은 이유에 대해
휴일 소녀상 찾은 일본인 부부 일본이 한국을 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인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한 가운데 4일 오전 일본인 관광객인 미츠이 타카야씨 부부가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을 방문하고 있다. 미츠이 타카야씨는 소녀상을 찾은 이유에 대해 "일본에 아직 전쟁 책임이 남아있다"며 최근 한일관계 악화에 대해서는 "아베 정부가 나쁘다"고 밝혔다. 2019.8.4 [연합뉴스]
일본 아베 정권의 경제보복으로 한일 양국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국내에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더 거세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본 제품`에 대한 규정이 애매한데다 자동차와 카메라, 골프채, 사무용 기기 등 이미 구입해 사용하고 있는 고가 제품들은 사용 중단을 하기도 어려워 일부 혼란도 초래하고 있다.

`일본`은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문득문득 모습을 드러낸다. 다이어트를 하려고 샀다 신발장에 고이 모셔놓은 아식스 러닝화, 언제부터인지도 모르게 필기구 통에 꽂혀 있는 제트스트링 볼펜. 양치질을 하려 화장실에 들어서자 딸아이 `헬로 키티` 슬리퍼가 눈에 띈다. 오랜만에 친구와 나서는 낚시도 일본이라는 글자를 지우기 어렵다. 일본산 낚시대를 부러뜨리는 한 낚시채널 유투버의 동영상은 호쾌하게 보이지만 넉넉지 못한 가장으로선 언감생심이다. 골프나 스포츠웨어 분야도 일본산 점유율이 높다. 일본 브랜드인지 아닌지 잘 모르는 제품들도 의외로 많다. 편의점이야 50m만 더 걸어가면 되고 수년간 피워온 담배 브랜드를 바꾸는 정도는 그다지 어렵지는 않지만 완전한 일본산 불매의 길은 복잡하다.

대다수 직장인들도 복합프린터기 등 업무의 상당 부분을 `일본 제품`에 의존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단시간에 대체하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장기적으로는 일본 제품 퇴출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멀쩡한 물건들을 `메이드 인 재팬` 딱지가 붙었다고 모두 쓰레기통에 처넣기보다는 사용연한이 다하면 자연스럽게 국산이나 다른 나라 제품으로 대체하는 불매운동이 현실적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건 즉각적으로 소비가 일어나는 여행이다. 전문가들도 일상적 소비가 큰 여행 불매가 피드백이 가장 클 것으로 내다본다. 기업은 경영 사이클이 길어 제품 불매운동에 장기적으로 대처할 수 있지만 관광산업과 관련된 일본 현지 자영업자들은 불매운동 충격을 실시간으로 입는다. 바닥 민심이 출렁이면 단시간에 일본 정부를 압박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여행업계에 따르면 국내 일본 여행 신규 예약자 수는 지난달에만 전년 동기 대비 70-80% 급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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