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도 지난달 예상을 깨고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했다. 미국과 같은 기조이긴 하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르다. 올 경제성장률이 당초 전망보다 크게 밑도는데다 수출과 투자, 내수 등 3박자가 모두 부진한 상황이다.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한 인하가 아니라 경기가 나빠졌기 때문에 내린 것이다. 금리인하 이후에도 각종 경제지표가 하나같이 우울하다. 6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생산은 두 달 연속 줄고 소비도 감소로 돌아섰다. 제조업 생산은 6개월째 마이너스다. 어제 집계한 7월 수출통계도 전달보다 11%나 줄었다. 지난해 12월 이후 8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어느 것 하나 좋다는 게 없다. 그렇다고 미중 무역전쟁, 일본의 경제보복 등 대외여건이 개선될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가뜩이나 국내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미국의 금리 인하로 우리 경제에 영향은 없는지 걱정이 된다. 미국이 금리를 인하한 만큼 다른 나라들은 수출지원을 위해 자국의 통화가치를 경쟁적으로 낮출 가능성이 높다. 그럴 경우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로선 적잖은 타격이 우려된다. 미국 금리인하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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