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이나 오페라, 뮤지컬 등 모든 대부분의 공연은 팀으로 이루어져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배우와 스텝들의 호흡이 한데 어우러져 멋진 공연을 펼침으로써 관중과 관객들에게 볼거리와 즐거움을 선사한다. 연극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동원되는 인원은 공연 규모마다 다르겠지만 보통 20여 명 정도 동원된다. 뮤지컬이나 오페라에 동원되는 인원은 더 많다. 오페라에는 보통 100여 명이 넘게 동원된다. 1시간 40분 가량의 공연을 위해 모든 출연진들과 스텝들은 2개월이나 3개월 동안 매일 만나 짜여진 스케줄과 각본대로 호흡을 맞추기를 무한 반복한다. 보다 질 좋은 공연을 관객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연이 시작되는 막이 오르면 긴장한 나머지 실수하기도 한다. 조명이 실수를 하거나 음향이 실수를 한다거나 배우들이 대사를 잘못할 때도 더러 있게 된다. 그것은 긴장한 탓에 서로 호흡이 뒤틀리는 경우이다. 그러나 그러한 실수를 하더라도 공연은 다시 곧바로 제자리를 찾아 간다.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연습한 결과이다. 미국의 사회학자 고프만은 인간의 삶을 드라마나 연극에 비유하며 사회생활이란 배우가 여러 다양한 무대에서 행하는 연극과 같은 것이라고 보았다. 사람들은 무대 위의 배우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어떻게 보이는지에 매우 민감하며,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게 반응하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인상 관리를 한다고 보았다.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다. 서로 얽히고 얽힌 사회관계는 어느 작은 것 하나라도 우습게보고 소홀히 여겨서는 안 된다. 공연을 하는 팀들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관계는 서로 유기체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이든 일반기관이든 간에 서로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 할 때 사회적인 면과 경제적인 면의 질서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또한 한 개인과 개인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로 유기적 관계를 유지할 때 관계는 밀착된다. 무대 위의 화려한 이면 뒤에는 공연에 동원된 많은 스텝들의 노력과 수고가 있다. 공연은 표면적으로 드러난 무대 위의 배우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이면 영역에서 이름 없이 빛없이 묵묵히 자기 과업을 수행해가는 스텝들이 있기 때문에 공연을 마지막까지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것이다. 사회 역시 어느 한 조직이나 개인의 특출한 능력으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모든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각자 맡은 일을 충실하게 과업을 수행해 나가기에 멋진 사회라는 커다란 무대에서 공연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한국사회라는 커다란 무대에서 주연이 되고 조연이 되고 스텝이 되어 각자의 삶을 충실히 살아감으로써 성공적인 삶의 공연을 마칠 수 있기를 소원해 본다. 배우 우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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