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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통(通), 사람과 사람 사이

2019-08-02기사 편집 2019-08-01 17:3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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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것은 통하지 않기 때문이요, 아프지 않은 것은 통하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의학자인 허준의 '동의보감'에 나오는 글이다. 사람 몸 안에 있는 모든 기관들의 세포가 과하거나 부족해서 서로 통하지 않으면 아프고, 막힘 없이 순조롭게 서로 통한다면 아프지 않은 것이 당연하다는 논리다. 한 개인의 건강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마음과 몸이 서로 통해야 하고 몸의 각 기관들도 서로 통해야 한다. 이러한 '통함'의 이치는 한 개인의 삶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닌 듯하다.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는 인간이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 것은 필요불가결한 일이고 서로 간에 관계를 이어가기 위한 통함의 노력은 태어날 때부터 시작되는 동시에 죽을 때까지 끝나지 않는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2015년 범사회적으로 인성 회복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돼 세계 최초로 인성교육을 의무로 규정한 '인성교육진흥법'이 시행되고, 인성의 개념을 전통의 도덕성에서 '도덕성, 사회성, 감수성'으로 재개념화하면서 학교에서는 교육 전반에 걸쳐 다양한 교육활동 속에서 이를 실천하고 있다. 자신의 내면을 가꾸고 타인이나 공동체와 더불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역량을 기르는 인성교육은 말 그대로 자신과의 소통, 다른 사람과의 소통으로 몸과 마음이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게 하는데 목표가 있다. 이때 감정조절, 공감력, 의사소통, 갈등해결기술, 자존감을 갖추는 사회·정서적 역량(socioemotional skills) 함양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석가모니의 재물이 없어도 다른 사람에게 베풀 수 있다는 무재칠시(無財七施)는 우리가 추구하는 인성교육을 대변하는데 남음이 없다는 생각이다. 얼굴에 화색을 띠고 부드럽고 정다운 얼굴로 남을 대하는 화안시(和顔施), 호의를 담은 눈으로 사람을 보는 안시(眼施), 몸으로 하는 것으로 무거운 짐을 들어주는 것과 같이 남의 일을 도와주는 신시(身施), 칭찬의 말·사랑의 말·위로의 말·격려의 말·양보의 말·부드러운 말을 나누는 언시(言施), 마음의 문을 열고 따뜻한 마음을 주는 심시(心施), 때와 장소에 맞게 자리를 내어서 양보하는 상좌시(牀座施), 굳이 묻지 않고도 상대의 속을 헤아려 알아서 도와주는 찰시(察施)야말로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과의 소통을 위한 지름길을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미국 뉴욕에 있는 글로벌 W호텔은 창조적 7감(感) 서비스로 성공기업이 됐는데 고객의 오감(五感)을 만족시키는데서 나아가 감탄사 '와우'와 윙크를 가미한 7감 마케팅으로 고객들을 사로잡고 있다고 한다. 짧은 감탄사 '와우'는 언뜻 생각하기에는 특별할 것 없이 평이해 보이지만 임팩트 있는 공감의 표현으로 부족함 없이 큰 반향을 일으킨다. 거기에 모든 일은 아주 작은 것 즉, 대부분의 사람들이 잊고, 놓치고, 흘려보내는 그런 것에서 시작된다는 말처럼 밝은 미소 짓기·이름 불러주기·소리 내어 먼저 인사하기·마주 보고 웃어주기·다른 사람의 말 귀기울여 들어주기·고개 끄덕끄덕해주기·긍정언어로 말하기·칭찬해주기와 같은 무재칠시의 소프트 스킬들로 아이와 아이 사이, 아이와 어른 사이, 어른과 어른 사이 모두 서로 통해 보면 어떨까. 고덕희 문지초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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