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홍성에서 서해선 복선전철을 타고 서울 여의도까지 50분 대 주파한다는 약속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가 공개됐는데 서해선 복선전철이 신안산선과 직접 연결하는 방식이 아닌 환승을 통해 서울로 접근한다는 내용이 드러나면서 당초 국토부 공언과 달라 지역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 측은 서해선 복선전철과 신안산선을 연계한다는 것은 갈아탄다는 의미의 환승개념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7일 자유한국당 홍문표 국회의원이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서해선 복선전철 착공 당시 국토부 전임자는 환승이 아닌 직행으로 가는 계획이 맞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이라면 국토부가 무리하게 환승으로 바꿨다는 얘기다.

서해선 복선전철은 사업비 3조 8280억 원을 들여 홍성에서 경기도 송산까지 신선으로 건설하는 것으로 시속 250㎞로 달릴 수 있는 고속전철이 투입된다. 국토부는 2015년 서해선 복선전철 기공식 당시 신안산선 연결을 통해 홍성과 영등포 간 이동이 53분, 여의도까지는 57분에 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환승하게 되면 고속전철을 타다 신안산선 전철로 갈아타야 하는데 홍성에서 서울까지 1시간 25분 상당 소요될 전망인데다 환승에 따른 불편도 우려된다.

이번 환승 사태는 지역 반발로 이어지고 있다. 양반 이미지가 강한 충청도를 두고 일각에선 `멍청도`라 비하한 경우가 종종 있지만 이번만큼은 반드시 실익을 챙겨야 한다. 더욱이 장항선과 연결돼 전북 익산, 대야로 이어지기 때문에 충남만이 아닌 전북도 예의 주시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충남도는 전북도와 공동대응을 위해 조만간 세부적인 협약을 가질 예정이라고 한다.

발등의 불이 떨어진 모양새인데 사실 도는 지난 4월부터 해당 내용을 파악하고 있었으나 대응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아 미숙한 행정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도청의 한 관계자는 "중요한 사안인 만큼 물밑으로 작업을 하고 있었다"며 "늑장대응한 것은 전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무언가 개운하지 않지만 이제 와서 시시비비를 따지기보단 서해선 복선전철과 신안선이 환승 없이 직접 연결될 수 있도록 지역 역량을 모아야 할 때다. 김정원 충남취재본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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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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