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무더운 여름철 발생하는 하천의 녹조현상은 수중 생태계를 위협할 뿐 아니라 우리의 식수를 오염시키는 걱정스러운 문제다. 이러한 녹조 현상은 하천 부영양화에 의해 발생되는데 강우와 함께 하천으로 유인되는 가축 분뇨와 비료의 질소, 인산 등은 부영양화를 일으키는 주범이다. 녹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하천으로 유입되는 영양 염류를 제거하면 되는데 가장 친환경적 방법은 오염원을 흡수하는 나무숲, 즉 수변림(水邊林)을 조성하는 것이다. 수변림은 가축 분뇨와 비료에서 나온 질소와 인산을 흡수하고 농약 성분 등도 걸러내는 역할을 한다. 또한 강둑과 강바닥의 흙을 뿌리로 붙들어 토사 유출을 막고 흐르는 물의 속도를 조절해 홍수의 강도를 낮춘다. 특히 수변의 키 큰 나무의 그늘은 태양 에너지의 유입을 줄여 수온을 낮추기 때문에 조류(藻類)의 번성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수변림 조성에서 대표적인 수종은 포플러와 버드나무류다. 이들 나무는 오염물질에 대한 흡수력이 강하고 다양한 환경에 적응력이 우수하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포플러를 수변지에 폭 8m로 조성할 때 하천으로 유입되는 영양염류를 80%까지 제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년생의 포플러 숲은 1㏊당 220㎏의 질소를 저장한다. 이는 한 해 1140t의 축산폐수를 제거하는 효과와 같다. 포플러는 목재로 쓰임새가 많은데 줄기는 1년에 최대 5m씩 자라고 뿌리는 최대 4m까지 뻗어나갈 정도로 생장이 빨라 바이오매스 생산량이 많고 그만큼 탄소흡수량도 많다. 바이오매스는 목재팰릿과 버섯 재배용 배지 재료로도 활용된다. 국립산림과학원은 도시숲과 수변림에 적합한 포플러와 버드나무 신품종을 개발해 나가고 있다. 임목 개량 연구를 통해 생장이 우수하고 병충해에도 강한 미루나무와 이태리포플러, 버드나무 신품종을 개발했으며 우량 묘목들을 한강변 `탄소상쇄의 숲`에 식재해 수변 생태계를 복원하고 있다. 이러한 수변림의 효과를 더욱 발휘토록 하기 위해서는 강둑이나 수변구역에 나무숲 조성을 제한하고 있는 하천법 개정이 시급한 시점이다. 전범권 국립산림과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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