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 조치에 반발해 `보이콧 재팬` 현상이 사회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수학여행 등 학생들의 체험학습 장소로 중국과 러시아가 떠오르고 있다.

28일 논산시 등에 따르면 글로벌 인재 양성 차원에서 이뤄지던 학생 해외 연수 장소 변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논산 중학생들은 매년 일본 오사카 일원을 방문해 이곳에 산재한 해상 대제국 백제의 숨결을 느끼고 우리 역사의 자긍심을 키우는 기회를 가져왔다. 그러나 최근 양국간 관계가 악화되면서 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 23일 황명선 논산시장이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공동대표 자격으로 "기초 지방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일본과의 모든 교류를 중단하겠다"고 천명한 만큼 일본의 태도가 달라지지 않는 한 연수지 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최근 일본 교류활동에 참여했던 한 기관이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청주교육지원청은 지난 23일 일본과 민간교류를 해 온 단체가 주관하는 행사에 방문단을 보낸 사실이 알려지자 홈페이지에 비난 글이 쇄도했다. 논란이 일자 일본에 갔던 교육청 직원 두 명은 결국 하루 만에 귀국했고 해당 교육장이 사과문을 올리기까지 했다.

일본행이 막히면서 중국과 러시아가 학생 현장체험지로 뜨고 있다.

충남지역 고등학생들은 26일부터 중국·러시아에 있는 독립운동 유적지를 방문한다. 충남도교육청은 2017년부터 창의융합형 인문학기행단을 운영하고 있다. 주변국에 있는 우리 역사 관련 유적지를 견학하고 주제토론과 책 쓰기 활동에 참여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4개단(역사교류단·독립운동단·평화통일단·광복기행단)이 편성됐다. 고등학생 1학년 120명과 인솔교사 31명 모두 151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다음달 5일까지 중국·러시아에 있는 역사 문화 유적지, 독립투쟁 발자취를 방문한다.

일본의 경제 보복이 오히려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항일운동의 역사와 정신을 배우는 기회를 주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김지철 충남교육감은 지난 23일 "양국 간 갈등해소 때까지 일본 공무출장이나 교류행사 등을 최대한 자제하라"고 지시했다. 김 교육감의 지시에 따라 도내 교육지원청과 학교 등은 그동안 추진해 왔던 일본과 교류를 취소하거나 보류했으며 수학여행도 장소를 변경하기로 했다. 도내 5개 학교가 예정했던 일본 수학여행도 모두 대만 등지로 장소를 변경할 계획이다. 일본을 해외 수학여행지로 계획했던 대전 지역 고등학교들도 행선지를 바꾸는 쪽으로 가닥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충북 지역도 취소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괴산군은 29일과 7월 5일 두 차례에 걸쳐 계획돼 있던 `글로벌 청소년 해외연수`의 일본연수 일정을 취소하고 중국 상하이로 바꿨다. 옥천군도 같은 내용을 검토 중이다.

지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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