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행복한 충남, 복지수도 충남]보령 의용소방대 생명지킴이(게이트키퍼) 김재웅

충남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가 생명지킴이양성교육(생명이어달리기)을 하고 있다. 사진=충남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제공
충남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가 생명지킴이양성교육(생명이어달리기)을 하고 있다. 사진=충남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제공
충남도는 자살자수 감소 및 생명존중 문화 확산을 위해 지난해부터 3만여 명의 생명지킴이를 양성했다.

생명지킴이(게이트키퍼)란 자살징후가 있는 대상을 조기에 발견해 전문기관의 상담 및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연계하고, 자살을 시도하려는 위급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관리·지원하는 사람으로 자살저감 대책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

WHO는 자살예방을 위한 효과적인 개입 전략 중 하나로 생명지킴이 양성을 제시했으며, 자살예방 국가 행동계획에서도 자살고위험군 발굴을 위한 전사회적 네트워크 구축의 일환으로, 자살예방 생명지킴이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살을 예방할 수 있을까?` 자살과 관련된 교육 및 공익광고를 접하며 자살예방법을 직·간접적으로 배우지만 실천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자살예방의 첫 걸음은 주변인에 대한 `관심` 이다. 그렇다면 누구에게 어떠한 관심을 표현하는 것이 자살예방에 도움이 될까. 이웃을 향한 관심으로 소중한 생명을 구하는 사람, 생명지킴이가 그 중심에 있다. 현장에서 자살예방을 실천하고 있는 보령의용소방대 생명지킴이 김재웅씨를 만났다.

◇자살예방 너머 사람과 사람을 연결

의용소방대로 활동 중인 김 씨는 생명지킴이 강의 안내를 받고 수강하게 됐다. 생명지킴이는 독거노인에게 정기적으로 전화상담을 진행하며 수면·식사·기분 등 전반적인 건강관리를 살피고,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며 말벗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이전에는 생명지킴이라는 용어도 생소하고, 어떤 활동을 하는지도 몰랐는데 강의를 접하며 관심이 생겼어요."

김씨는 교육 수료 이후에 곧바로 활동하는데 대한 부담이 있었지만, 유년시절 할머니의 보살핌 속에 자랐기 때문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 기꺼이 활동하게 됐다.

"게이트키퍼 교육 이후 처음으로 연락을 드렸을 때에는 어떤 말을 해야 할 지도 모르겠고 어색했어요. 그런데 저의 사소한 이야기에도 웃어주시는 할머니를 보면서 제 자신도 변화됨을 느꼈습니다."

그는 돌아가신 할머니와의 소중한 추억을 떠올리며 또 한 명의 할머니가 생긴 기분이 들었다. 할머니에게 자신을 손자처럼 느꼈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했고, 급기야 할머니도 그를 친손자 처럼 대했다. 둘의 관계는 날이 지날 수록 가까워 졌고, 신뢰가 쌓였다.

그는 게이트키퍼 활동 전에는 `자살은 스스로 결정한 일`로 주변인의 도움에도 불구하고 막을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따뜻한 관심과 지지를 통해 함께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을 몸소 체득하게 됐다. 게이트키퍼를 양성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습내용을 중심으로 한 보수교육과 지속적인 관리를 제안하며 질적 향상의 필요성을 제안하기도 했다.

"자살이라는 말 자체가 무겁고 어려운 단어 같습니다. 그러나 꼭 큰 도움이 아니더라도 나의 작은 관심이 누군가에게는 마음의 큰 위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는 게이트키퍼를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응원과 격려의 말을 전했다.

충남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관계자는 "김씨의 사례 처럼 주변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진다면 누구든지 자살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다. 자살은 `함께` 한다면 예방할 수 있다"면서 "우리 모두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에게 따뜻한 시선과 손길을 건넬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은현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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