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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금강의 자연성을 회복하는 해결책

2019-07-25기사 편집 2019-07-24 18: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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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김승희 금강유역환경청장

금강은 마종기의 시 '우화의 강'에서 "한 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라고 할 정도로 멋진 강이다. 여러 물줄기가 섞여 어우러진 강물에서 물고기를 잡고 멱을 감는 친구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추억이 넘치는 곳이다. 하지만 댐이 생기고, 곳곳에 보가 설치되면서 강물은 더 이상 자유롭게 흐르지 못한다. 건물, 도로, 제방 등 회색 구조물(인프라)이 늘면서 물 순환과정이 힘을 못 쓰고 습지, 여울 등 다양한 생물서식처도 사라지고 있다. 안타깝게도 시민들이 거닐고 아이들이 추억을 만들었던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2018 유엔 세계 물개발보고서'에 따르면 1900년 이후 전 세계 습지의 65-71%가 인간활동으로 사라지는 등 생태계 악화가 물문제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보고서는 회색인프라 중심의 물 관리를 넘어 자연에 거스르기보다는 함께 하는 해결책, 즉 '자연기반 솔루션'을 적극 활용해야만 한다고 권고한다. 이 솔루션은 자연생태계를 복원하거나 인공적인 생태계에서 자연적 과정을 만드는 다양한 해결책을 포함한다. 농업, 도시개발, 물공급, 재해경감 등에서 그린인프라를 확대하는 것이 물 관리 효율성과 경제·사회·생태적 혜택을 크게 향상시킬 것이라고 강조한다.

올해 6월 '물관리기본법'이 시행되면서 물 관리에 큰 전환이 이루어졌다. 곧 국가 물관리 대계를 수립·조정할 국가물관리위원회가 출범하고, 국가물관리기본계획도 수립될 예정이다. 유역별 물관리위원회도 구성되어 천리물길 금강을 지키는 참여와 협력도 늘어날 것이다. 그러면 싱싱하고 수려한 금강을 찾기 위해 금강 물관리 근간을 어떻게 세워야 할까? 금강 여건에 맞게 자연성 회복 목표를 공유하고 어떻게 자연기반 솔루션을 적용시킬 것인가 하는 논의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먼저 강의 종적, 횡적 연결성을 강화해 강물의 흐름을 회복해야 한다. 금강유역에는 3개의 금강보 외에도 7200여개 농업용 보와 2570개 저수지가 강의 흐름을 방해하고 있다. 각종 인공구조물은 저수지, 습지, 대수층, 홍수터 간의 연결성을 약화시켜 빗물이 하천으로 흐르고 다시 증발하여 비가 되는 물 순환을 방해한다. 보, 제방 등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거쳐 효율성이 낮은 시설은 개선 또는 제거할 필요가 있다. 수변녹지, 습지, 빗물정원, 생태수로, 홍수우회로 등 그린인프라의 확대도 필요하다.

둘째, 강의 생태적 건강성을 회복해야 한다. 강은 다양한 동식물의 서식처이며 이동통로다. 감돌고기 등 금강의 고유종과 서식처를 복원하고, 금산 천내습지 등 잘 보전된 습지는 보호지역으로 지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오염원 중 80% 이상을 차지하는 방치된 축분, 논·밭에 살포된 비료 등 비점오염원을 줄여 강의 자정능력도 높여야 한다.

셋째, 유역별 수문학적 특성과 경제·재정 여건에 맞는 유역중심의 강 관리가 필수적이다.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협치를 구축하고 재원, 법·제도, 기술지침 등도 정비가 필요하다. 특히, 상류지역이 수질정화, 재해경감, 토양침식 방지 등 유역서비스를 제공하면 하류지역이 비용을 지불하거나 지원하는 상·하류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수질보전에 맞춰져 있는 금강수계기금의 용도를 물 관리 전반으로 확대하거나, 생태서비스 지불제 신규도입을 검토할 만하다.

금강의 자연성 회복은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다. 한꺼번에 회색인프라를 모두 거둬내고 '자연기반 솔루션' 만으로 강 본연의 모습을 회복할 수는 없다. 전세계 물 투자에서 그린인프라의 비중은 0.1% 수준에 불과하다고 한다. 지금 그린인프라에 대한 이해와 투자를 높이는 것이 충청의 소중한 자연유산인 금강을 지키고 아이들이 빛나는 물살을 즐기는 강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출발점이다.

김승희 금강유역환경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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