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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재난영화로 안전감수성 키운다

2019-07-25기사 편집 2019-07-24 18: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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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9월 12일에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매미는 사망·실종 246명, 이재민 8만 명이 발생한 역대 풍속 1위, 재산피해 2위, 일강수량 6위를 기록한 가히 역대급 태풍으로 전국의 농경지와 어선의 피해가 막대하였으나 울산 북구는 공무원 한명의 노력으로 단 한척의 선박 손실이 발생하지 않았다. 정확한 기상정보 분석, 기민한 대처, 주민에게 기상 상황 통보에만 그치지 않고 끈질기게 선박 대피를 설득한 손성익 수산계장이 그 주인공이다.

손 계장은 섭씨 25도에 이르는 해수가 내뿜는 증기, 그리고 이를 들이마시고 힘을 키운 태풍 매미, 해일을 일으키기 좋은 만조 등 위험요소가 대재앙으로 닥쳐올 것을 예상하고 9월 11일 관할 9개 어항을 찾아 어선 대피에 매우 소극적이던 어민들을 향해 "난파사고가 없으면 선박이동 비용을 내 돈으로 물어주겠지만, 어선을 옮기지 않아 파손되면 나중에 정부보상에서 제외시키겠다"하면서 반강제적으로 50여 척을 육지에 끌어올렸다.

태풍이 지나간 후 울산의 205척 어선 중 21척이 파손되거나 침몰하였으나 북구는 한 척의 피해도 없었다. 300만 원의 선박 이동비용과 한 공무원의 끈질긴 노력과 열정이 수십억 원의 피해를 막은 일은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 최고의 재난대응 수범사례 중 하나로 기록되고 있으며 이제는 태풍이 예보되면 크레인을 이용해 선박을 육지로 인양시키는 것이 매뉴얼화 되어있다.

이와는 반대로 지난해 9월 발생한 상도유치원 붕괴사고와 지난 4일 신호대기 중인 예비신부의 목숨을 앗아간 잠원동 건물붕괴사고는 재난관리의 고전인 하인리히의 법칙까지 꺼내들지 않더라도 수개월 전부터 주민들의 경고를 공사장 안전 관리자와 행정당국이 귀만 기울였어도 일어나지 않았을 재난으로 후진적 안전관리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사례이다.

위의 사례들이 정반대의 결과로 나타난 가장 큰 요인은 당연히 관계자의 책임감 여부겠지만 안전을 인지하는 감수성 유무도 매우 큰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안전감수성이란 '주변 환경의 위험요소들에게서 우리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하여 반응하는 성질'을 일컫는 말인데 손 계장은 20년 이상 수산행정에 종사하면서 뛰어난 안전감수성으로 큰 피해를 막은 것이고, 연이은 붕괴사고 건축물 안전 관리자들은 낮은 안전감수성으로 인해 주민들의 위험요인 경고를 무시한 채 공사를 강행하여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될 재난이 발생한 것이다.

안전감수성은 단순히 교육만으로 향상되는 것은 아니고 살아가면서 취득한 체험, 커뮤니티에서의 정보, SNS, 독서 및 각종 언론보도 등이 많은 영향을 끼치는데 현대사회에서는 영화는 많은 감수성을 향상시키는 미디어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예컨대 재난영화의 고전으로 불리는 '분노의 역류'를 통해 백드래프트(Backdraft·밀폐된 화재현장에 갑자기 산소가 공급됐을 때 순간적으로 발화하는 현상)는 상식 용어가 되었고 영화 '타이타닉'을 통해 1000만이 넘는 국민이 벅찬 감동과 함께 안전 감성이 생성되었다.

우리시에서도 그동안의 일회성 행사인 재난영화제를 확대하여 여름방학을 맞이한 학생 등 시민들에게 영화를 통해 안전문화를 확산시키고 안전감수성을 높이기 위해 오는 30일 오후 7시 30분 엑스포시민광장에서 재난영화 '투모로우'를 시작으로 10월 중순까지 6편의 재난영화를 상영할 계획이다.

영화 상영에 앞서 6시 30분부터는 폭염, 지진, 태풍 등 각종 재난·안전사고 대처 요령 등 안전관련 동영상을 상영하고, 안전문화 캠페인을 실시하며 참여자에게는 자원봉사도 인정해줄 계획이다.

박월훈 대전시 시민안전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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