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잠시나마 휴식을 주는 커피는 커피전문점에서도 즐길 수 있지만, 요즘에는 가정에서도 많이 추출해서 마시는 음료가 됐다. 가정에서의 커피 추출은 고가의 장비를 사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커피전문점에서 추출한 향미 특성을 완벽하게 재현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몇 가지 유의사항만 잘 지킨다면 커피전문점 못지 않은 좋은 커피를 추출해서 즐길 수 있다.

좋은 커피를 즐기기 위해서는 본인이 직접 로스팅을 해서 언제나 신선하고 깨끗한 커피를 준비하면 가장 좋겠지만, 가정에서 로스팅을 해서 커피를 마신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때문에 잘 로스팅 된 커피를 구매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좋은 커피를 고르기 위해서는 커피 라벨을 상세히 읽어봐야 한다. 커피 라벨에는 생산국, 생산지역(농장), 등급, 가공방식 등 커피의 정보들이 담겨있다. 이 정보들은 커피의 향미 특성과 품질이 어떠한지를 나타내는 지표이기 때문에 구입 전 반드시 확인을 하는 것이 좋으며, 만약 라벨에 이런 정보들이 없다면 구입처에 따로 문의를 해서라도 확인을 하는 것이 좋다. 구입처에서 정보를 공개하지 않거나 잘 모르는 경우에는 커피를 잘 모르는 판매처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구매를 하지 않는 편이 좋다. 또 가능한 분쇄하지 않은 원두 그대로 소량 구매하는 것이 가장 좋으며, 만약 분쇄기가 없어 분쇄 커피를 구매해야 한다면 100g 이내를 구입해 일주일 내로 소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좋은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는 구매 후 보관이 매우 중요하다. 커피는 로스팅을 한 직후부터 산패가 되기 시작, 신선한 커피에서 발현되는 고소하고 달콤하며 개성적인 향들은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한다. 그 이유는 커피가 유지(트리글리세롤)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유지성분은 산소, 수분, 열, 햇빛, 세균, 효소 등의 작용에 의해 트리글리세롤이 분해돼 유리지방산을 생성하게 되고, 이로 인해 이취(異臭)가 발생하고 맛과 색이 변화하며, 산화물의 함량이 증대된다.

보통 일반적인 커피는 로스팅 된 후 10일정도가 지나면 산패로 인한 이취가 발생 한다. 물론 로스팅 단계에 따라 산패의 정도는 달라진다. 이러한 산패를 막기 위해서는 산소 대신 이산화탄소나 질소와 같은 기체를 주입해 보관하면 산패반응을 느리게 하는데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가정내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가정에서 커피를 보관 할 때는 습도가 높지 않고 햇빛이 들지 않는 서늘한 곳에 보관을 해야 하며, 보관 용기의 경우 진공효과 기능이 있는 커피 보관 용기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할 수 있다. 문상윤 한국커피문화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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