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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인칼럼] 건축을 즐기는 커피숍

2019-07-24기사 편집 2019-07-24 09: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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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후텁지근한 날씨에 가장 인기 있는 곳은 아마도 커피숍일 것이다. 추울 정도로 냉방이 잘 되고 차가운 음료를 즐길 수 있어서일 것이다. 여름엔 시원한 은행이 인기라는 말은 언제부턴가 먼 옛날이야기처럼 느껴지게 됐다. 단지 더운 여름뿐만이 아니라 커피숍은 사계절 내내 가장 많이 찾는 상업공간 중 하나가 됐다. 우리국민의 커피소비량은 전 세계 5,6위권 이고 아시아에서는 일본 다음으로 많다고 한다. 필자도 하루 두세 잔의 커피를 마신다. 하지만 여전히 아메리카노를 마실 때마다 이 쓴걸 뭐가 맛있다고 먹는지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맛을 떠나 커피와 커피숍은 이미 문화라고 할 만큼 우리들 생활 깊숙이 파고들어 있다. 우리나라에서 커피숍은 1900년대 초 처음 생겨났다고 한다. 벌써 100년이 훌쩍 넘었다. 1970년대는 DJ가 음악을 틀어주는 음악다방이 인기였고, 1999년 oo벅스가 처음으로 이화여대 앞에 테이크아웃 가능한 프랜차이즈 커피숍 시대를 열면서 현재 스타일의 커피숍이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 젊은 여종업원들을 두고 배달을 위주로 했던 다방들도 이제는 자취를 감추었다. 예전 다방들의 위치는 주로 음침한 지하에 있었고 커피숍은 주로 2층이나 분위기와 전망 좋은 스카이라운지에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예리한 상권 분석을 거쳐 목 좋은 교차로나 역세권에서 메인 층인 1층을 차지하고 있으며, 자동차를 타고 주문을 하고 받을 수 있는 DT(드라이브 쓰루)점 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 교외의 멋진 풍광을 바라볼 수 있는 곳에도 어김없이 커피숍들은 위치해 있고 주말이면 손님들로 넘쳐난다. 이처럼 커피숍이 대유행이지만 여전히 자영업을 꿈꾸는 사람들의 절반 가까이가 커피숍 창업을 꿈꾸고 있다고 한다. 아마도 깔끔해 보이고 쉬워 보여서 그런 것 같다. 하지만 넘쳐나는 커피숍들 속에서 원하는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요즘은 집에서 직접 커피머신을 구입해 직접 커피를 만들어 먹는 사람들도 많아졌다고 하니 더욱 그렇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 필자는 몇 곳의 커피숍을 설계해본 경험이 있다. 그때마다 고민했던 것은 이용자들이 커피를 마시는 좋은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맛있는 음식점은 조금은 인테리어가 허름해도, 주인이 불친절해도 맛으로 모든 것이 용서되지만 커피숍은 그와는 조금 다른 것 같다. 커피 맛뿐만 아니라 커피숍의 내부 공간과 건물의 외부 형태 등이 성패를 좌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커피를 마시러 오는 고객의 취향과 모임의 성격에 맞는 여러 공간들이 좋은 전망이나 조경을 보며 건축적으로 잘 구성되어 있다면 보다 많은 고객을 끌어 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커피 맛 까지 좋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말이다. 누군가와 대화하고 또는 혼자 사색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일은 건축사로서 무척 흥미 있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쪼록 대전에도 건축과 커피를 동시에 즐길만한 곳들이 많이 생겨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한묵 대전시건축사회 부회장·건축사사무소 YEHA 대표 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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