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신도심(행복도시)의 상가공실이 심각해 문제가 되고 있는 모양이다. 행복청이 조사한 지난 1분기 상가공실률은 32.1%나 된다. 행복도시 내 상가 3곳 중 1곳이 비어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35.4% 보다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전국 최고 수준이다. 수치상으로도 그렇거니와 현장을 살펴보면 누구든 실감을 할 수가 있다. 지역에 따라 상가건물 절반이 비어있는 경우도 허다하고 심지어 빈 상가가 70%를 넘는 곳도 있다. 경기가 안 좋은데다 높은 상가 임대료가 영향을 미쳤을 수가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인구 추이, 상권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지나치게 많은 상가를 공급한 탓이다.

상가 공실로 인한 부작용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아파트 등 단지 내 건물이 입주를 마쳤는데도 상가만 빈집처럼 비어있어 미관을 해치고 있다. 준공을 해도 주인을 찾지 못하는 빈 상가가 갈수록 증가하고 경매로 넘어가는 상가 건물도 늘어나고 있다. 행복도시 내 상업용지를 과다하게 공급한데다 아파트 단지 내 상가를 방치한 정책의 실패가 아닐 수 없다. 결과적으로 아파트를 짓는 건설사들이 앞 다퉈 상가를 늘리는 바람에 과잉공급을 부추긴 측면이 있다.

현실적으로 행복도시 상가공실을 해소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인구나 구매력 등을 높게 평가해도 과잉공급의 벽을 넘어서진 못한다.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일도 아니다. 인구가 늘어난다고 해서 반드시 상가 수요가 비례하는 건 아니다. 세종시와 행복청, LH 등이 상업용지 및 시설 공급조절, 공공업무 용지로 전환 등 대책을 내놨지만 이는 차후에 적용될 문제다. 당장 넘쳐나고 있는 공실 해소엔 아무런 도움이 되질 못한다. 세금감면 혜택 등을 통해 자영업자의 입주를 유도하거나 기존 상가를 아예 다른 용도로 전환해 공실을 줄이는 등 보다 현실적이고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세종시와 행복청, LH 등이 머리를 맞대고 방안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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