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 수지레스피아 도심 속 주민친화 공간

경기 용인 수지레스피아의 하수처리시설 지하 20m에 만들어져 악취 등을 최소화하고 있다. 사진=김용언 기자
경기 용인 수지레스피아의 하수처리시설 지하 20m에 만들어져 악취 등을 최소화하고 있다. 사진=김용언 기자
지하 내부에서는 `윙윙` 하는 기계음이 끊이지 않는다. 하수 찌꺼기를 걸러내고 물을 정화하는 과정에서 특유의 매캐한 냄새가 나지만 코를 찌를 정도는 아니다.

23일 경기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 도심 한복판에 들어선 `수지레스피아`를 찾았다.

하수처리장 주변에는 백화점, 대형마트, 지하철역이 자리 잡고 있다. 도심 한 가운데 기피시설 1순위로 꼽히는 하수처리장이 있는 셈이다.

레스피아(Respia)는 restoration(복원)과 utopia(이상형)의 합성어로, 다시 물이 깨끗해지고 자연으로 되돌아가는 살아 숨 쉬는 이상적인 자연 공원이라는 뜻이 담겼다.

이곳에서는 시커먼 하수가 흘러가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고 악취도 느낄 수 없다. 모든 시설이 지하에 있기 때문이다.

지하에서는 하루 15만t의 하수를 처리하고 있다. 지하 20m에 하수처리 시설을 설치하고 냄새 저감을 위해 첨단 공법을 적용했다.

레스피아도 건설 당시 `혐오시설`이라는 이유로 주민들의 반대가 심했다. 하지만 이제는 주민들이 먼저 찾는 지역 명소가 됐다.

하수처리장 위 지상에는 주민자치센터와 국제규격 축구장, 리틀야구장, 테니스장, 포은아트홀 등이 들어서 있다.

다양한 스포츠 시설과 산책로, 문화시설이 집중돼있다. 하루 이용객만 5000여 명에 달한다는 게 수지레스피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수 처리 후 남은 잔여가스를 내보내는 구조물도 눈길을 끌었다. 106m 높이의 구조물은 악취 배출을 하는 동시에 식당이 들어서 시민 휴식 공간을 겸한 전망대로 이용되고 있다.

최근 전국 하수처리장은 주민 편익시설 조성과 첨단공법을 도입해 악취발생을 줄이는 등 필수 환경기초시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수처리장 이전 및 현대화 사업을 벌이고 있는 대전시도 이 같은 점에 주목하고 있다.

대전 하수처리장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적격성 조사를 통과해 2025년이면 현 유성구 원촌동에서 유성구 금고동 일원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시는 대전하수처리장 현대화사업과 관련해 의회 동의, 민간투자사업심의(기획재정부), 사업시행자 선정을 위한 제3자 공고, 사업시행자 지정, 실시협약 체결 등 후속절차를 계획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손철웅 시 환경녹지국장은 "최근 하수처리장은 지하에 건설해 악취발생 요인을 완전 차단하고 상부에 체육공원시설과 문화시설을 조성해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효자시설로 탈바꿈하는 추세"라며 "사업 추진 시 지역주민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우수시설 견학 등을 통해 이해와 공감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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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용인 수지레스피아의 악취 배출구 전망대에서 바라본 하수처리장 전경. 축구장 등 체육시설 아래 지하에 하수처리시설이 들어서있다. 사진=김용언 기자
경기 용인 수지레스피아의 악취 배출구 전망대에서 바라본 하수처리장 전경. 축구장 등 체육시설 아래 지하에 하수처리시설이 들어서있다. 사진=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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