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되풀이되는 하상주차장 침수로 지자체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매년 장마철만 되면 연례행사처럼 치러야 하는 하천 범람으로 인한 차량 침수 피해도 피해이거니와 애로를 겪는 모양이다. 하천 범람과 차량 침수 피해가 올해도 반복된 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이뤄지지 못한 탓이 크다.

지난 15일 발생한 대전 동구 대동천 침수사고는 일기예보의 예측 시스템이 정확하지 않아 하상주차장에 있던 차량 60여 대가 침수됐다. 일기예보 없이 비가 집중적으로 내리면서 손쓸 겨를도 없이 당해야 했다는 것이다. 9월까지 하상주차장을 임시 폐쇄키로 했지만 기상청 예보가 정확하지 않으면 이와 똑같은 일이 일어나지 말란 법이 없어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앞선다. 지난해 이맘때도 충북 증평 보강천 주차장에 있던 화물차 50여 대가 그대로 물에 잠기는 일이 일어난 점도 상기할 필요가 있겠다.

많은 비가 내릴 것이란 일기예보 덕이라면 미리 손을 써 주차된 차량을 이동하는데 큰 문제가 없겠지만 갑자기 폭우가 쏟아진 경우엔 손쓸 겨를도 없어 속수무책이다. 문제는 하천의 하상주차장 관리가 기상청 예측에 따라 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기상청에서 예비특보가 발령되면 주차장 관리 인력이 현장에 나가 차주에게 이동 주차를 요구하는 안내문을 붙이거나 휴대전화 메시지를 보내는 일이 고작이다. 이런 조치에도 불응할 경우 견인 조치하거나 태풍예보가 있을 땐 주차장을 폐쇄하는 정도라니 IT강국을 무색게 하고도 남는다.

침수 등 위험요소가 높은 대동천을 비롯한 5개 하상주차장에 대해 시설 방재 성능을 높인다고 하지만 구조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 이를테면 하상주차장을 그대로 둘 것인지 하는 문제부터 논의할 때란 거다. 하상도로나 하상주차장을 없애고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하는 지자체 사례가 있는 점은 참고 삼을 만하다. 천재지변은 막을 수 없지만 홍수피해는 선제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는 말을 새겨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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