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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마음 조율

2019-07-19기사 편집 2019-07-18 17:3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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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신세균.

여름방학을 앞둔 선생님께

삼복더위 값을 하려는 듯 무더위가 한창입니다. 오락가락 내리는 장마 비와 높은 습도로 불쾌지수가 올라가고, 더위를 견디느라 체력은 떨어져 모두 힘들게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습니다. 배움이 이루어지는 교실도 예외는 아니어서 몸과 마음이 지친 학생과 선생님들의 모습을 보면 안타깝기만 합니다.

마음의 건반에서 설렘의 소리가 나지 않는다/자꾸 거센 소리만 내는 건반 마음이 아프다/누가 이 마음을 조율해다오/그에게 가서 노래가 되고 싶다.

언제인가 경찰 한 분으로부터 경찰 생활을 오래하다 보니 마음이 아스팔트처럼 딱딱해지는 것 같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사건 사고에 무덤덤해지고, 사망한 신체의 일부에서 아무 느낌 없이 지문을 채취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마음이 서서히 굳어가는 것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들으면서 왜 그리 마음이 아프던지. 어렵게만 느껴지던 경찰관들의 모습이 안타깝게 다가왔습니다.

선생님의 마음 지도에 그려진 2019학년도 1학기의 모습은 어떠한가요? 크게 드러나진 않았지만 쉽지 않은 많은 일들이 있었을 겁니다. 그 일들이 선생님을 많이 지치게 했을 거구요. 복잡한 인간관계 속에서 만남의 지점을 찾아 헤매다 점점 지쳐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혹여 마음에서 거센 소리가 나지는 않았나요? 쿠션 없는 자전거 안장처럼 딱딱하게 치받아 올라오는 아픈 감정을 누군가 조율해주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 마음의 소리를 들어줄 수 있는 누군가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찾아 헤매진 않으셨나요? 이제 서로에게 위로가 되는 관계를 넓혀갔으면 좋겠습니다. 부딪혀도 상처가 나지 않도록 마음을 부드럽게 조율하고 서로의 쿠션이 되어주면 정말 좋겠습니다.

여름방학이 다가옵니다. 이번 여름방학은 많이 웃고, 웃는 모습을 많이 보고, 때론 맘껏 울고, 이웃을 도와주고, 책을 읽고, 그리운 사람에게 편지를 쓰고, 미술관이나 음악회에 가고, 땀 흘려 운동하고, 노래를 부르고, 시를 쓰고, 차를 마시고,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먹고, 시원한 음료를 마시고, 여행을 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손을 잡고 길을 걷고, 제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고, 교육적인 격려를 해주고. 그런 아름다운 일들로 채워 가시길 빕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여름방학 동안 선생님의 내면에 있는 나를 많이 위로해주는 날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음이 딱딱해지지 않기 위해서는 내 안에 있는 내가 무엇을 힘들어하는지 귀 기울여야 합니다. 아파하는 마음을 윽박지르지 말고 다독거려줘야 합니다. 오늘도 수고했다. 한 학기 정말 수고했다. 그렇게 말해 줘야 합니다. 그래서 교사 자격증으로 보이는 내가 아닌 주체적 자아로서 긍정과 자부심을 가진 선생님의 모습이 더욱 견고해지는 날들이 되길 빕니다.

일기예보에 따르면 오늘도 섭씨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가 될 것이라는군요. 각종 업무와 학기말 정리가 체감 온도를 더 높일지도 모르지만 오후에는 선생님의 마음에 시원스레 소나기가 내리길 빕니다. 어느 날 시원한 바람과 함께 가을이 성큼 다가오겠지요. 행복하고 건강한 여름방학 되세요.

신세균(탕정미래초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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