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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교육계의 치맛바람

2019-07-19기사 편집 2019-07-18 17:3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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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맛바람'은 '여자의 극성스러운 활동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사전적 의미와는 다르게 교육계에서는 '자녀의 대학 입시를 위해 희생을 아끼지 않는, 열정적인 어머니의 모습'으로 해석된다. 그만큼 대학 입시에서 어머니들이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원생 수를 늘리기 위해 조기축구회에 가입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한 학원장의 푸념만 들어봐도 자녀 교육의 결정권은 일반적으로 아버지보다 어머니에게 몰려 있음을 알 수 있다. 일선 학교 교사나 학원 강사들은 '어머니들의 치맛바람'을 자녀 입시를 위해 교권을 짓밟고 교육자를 부패시키며 교육행위를 저질화시키는 행위로 보기도 하지만 최근 입시환경을 보면 그 어느 때보다도 어머니들의 치맛바람이 필요한 때이다.

교육에는 백년대계(百年大計)가 필요하다는 말도 옛말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개정되며, 정권교체와 동시에 평가 없이 내팽개쳐지고 정치 패러다임 아래에서 다시 세워지는 교육정책은 대입준비에 위해 몰두하는 학생들에게 버거울 수 밖에 없다. 때문에 학업에 열중하는 수험생을 대신해 어머니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다. 지난 12-13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0학년도 전국대학박람회 및 입시진학정보설명회'에서도 학부모 특히 어머니들의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입장을 기다리기 위해 바닥에 줄을 지어 앉아 기다리는 이들 가운데 교복을 입은 학생들보다 학부모들이 더 쉽게 눈에 띄었다. 자녀를 학원에 보내고 자녀들의 성적표, 생활기록부를 손에 꼭 쥔 채 입시상담을 받는 이들도 여럿 보였다. 직장의 업무, 집안일에 더해 자녀의 대입에 까지 힘을 쏟는 그들이 존경스러움과 동시에 그럴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입시환경이 아쉽기만 했다. 학업에 치여 생기와 의지를 잃은 수험생과 어떻게든 하나의 정보라도 더 얻기 위해 눈에 불을 켠 학부모의 모습이 이를 여실히 보여줬다. 정치이념 아래 교육을 운운하며 학생들에게 더 많은 짐을 지우기 보다는, 교육계에서 어머니의 치맛바람 대신 '교복바람'이 불기 위해 필요한 게 무엇인가 다시 한번 고민해볼 때이다.주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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