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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 도서관적 시간

2019-07-19기사 편집 2019-07-18 17:3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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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국이 올라온 저녁밥상/ 국물 한 방울도 아껴 먹는다/ 밥 두 숟갈에 국물 한 숟갈/ 식도를 타고/ 짜르르르 내리는 더운 맛/ 소름 돋는다/ 감기에 막힌 코가 뚫리고/ 낮에 다퉜던 친구에게 전화를 건다".

한 사람이 있다. 감기 걸려 기분도 처지는데, 같은 직장의 친구는 새로운 계약 건을 달성했다며 연신 자랑이다. 평소라면 맞장구 치며 들어줬을 일에 '그만 하자'고 꺼낸 한 마디. 친구는 뽀로통한 얼굴로 돌아섰다. 파김치가 된 몸을 끌고 귀가해 마주한 저녁밥상. 쑥국의 마지막 국물까지 싹싹 비우고나니 사는 게, 행복이 별건가 싶었다. 낮에 다툰 친구 얼굴이 떠 올라 전화를 넣었을 것 같은 장면이 연상되는 앞의 시 제목은? 이재무의 '조그만 행복'이다.

불행의 이유만큼 행복도 도처에 존재한다. 다만 찾고자 하지 않으면 발견되지 않는다. 일상의 조그만 행복을 발견할 수 있는 공간으로 '도서관'이 있다. 특히 여름 도서관은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휴양지로도 적격이다. 쑥국 마냥 조그만 행복의 원천이 될 책들도 무궁무진하다.

이번 여름 도서관 생활자에게 더 반가운 소식이 있다. 천안의 청수도서관은 개관 1주년을 기념해 '전국에서 가장 시끄러운 도서관'이라는 주제로 오는 27일 다양한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지역 청년들이 도서관에서 춤 솜씨를 뽐내는가 하면 22일부터 8월 4일까지는 책 속의 한 장면을 설탕, 케이크 등으로 표현한 과자책 전시회가 열린다. 4층 북카페는 개관 1주년 축하로 22일부터 일주일간 아메리카노를 1000원에 할인 판매한다.

천안시와 그리고 이웃도시인 아산시는 지난해부터 도서관이 크게 확충됐다. 청수도서관 보다 앞서 아산시중앙도서관이 지난해 2월 개관했다. 가을에는 천안아산상생협력센터 도서관이 문 열었다. 신규 도서관 뿐 아니라 기존 도서관들도 이용자 친화환경으로 달라지고 있다.

서경식 도쿄경제대 교수는 '천황제적 시간'과 '신자유주의적 시간'에 대항해 인간의 시간을 되찾기 위해선 '도서관적 시간'을 되찾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올 여름 가까운 도서관에서 '도서관적 시간'을 음미해 보면 어떨까. 윤평호 천안아산취재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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