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의 에르미따쥬 포도밭(3km/134ha)이 론강의 흐름에 따라 산줄기가 단절된 형태라면, 북부론 맨 위쪽의 꼬뜨 로띠(Cote Rotie) 포도밭은 론강의 흐름을 따라 동남향으로 6km에 걸친 225ha의 경사면에 형성되어 있습니다.

꼬뜨 로띠는 앙퓌(Ampuis) 등 2개 마을(행정구역)로 구성되어 있는데, 앙퓌에 자리잡은 이기갈(E. Guigal)이 꼬뜨 로띠의 부활과 명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꼬뜨로띠의 가파른 계단식 포도밭은 노력에 비해 산출량이 적을 수밖에 없기에, 1970년대 초반에는 70ha 정도뿐이었습니다.

1946년 에띠엔(Etienne) 기갈에 의해 설립된 이기갈은 1961년 아들 마르셀(Marce)이 참여, `전통과 혁신의 조화`를 모토로 와인 제조방식을 발전시키며 주변 포도원을 인수해왔습니다. 프랑스에서 와인평론가 로버트 파커에게 가장 많은 100점을 받은 꼬뜨 로띠의 대표 와이너리로 성장했습니다.

이기갈의 핵심 포도밭은 론강 지류인 레나르(Reynard)강 상류의 꼬뜨 브륀(Brune)과 하류의 꼬뜨 블롱드(Blonde)인데, 이들 명칭은 이기갈이 2005년에 인수한 샤또 당퓌(d`Ampuis)의 영주가 머리칼이 갈색과 금색인 두 딸에게 결혼 지참금으로 포도밭을 나누어 물려주면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꼬뜨로띠 와인을 대표하는 싱글 빈야드는 이기갈의 `라라라 시리즈`로 불리는 라물린(La Mouline), 라랑돈(La Landonne), 라튀르크(La Turque)입니다. 꼬뜨 브륀의 묵직한 라랑돈과 꼬뜨 블롱드의 유려한 라물린, 이 두 와인의 특징이 잘 어우러진 라튀르크는 보르도의 뽀이약(강건함)과 마고(우아함), 쌩줄리앙(균형감) 와인들의 대비에 비교할 수 있습니다.

로버트 파커는 남성적인 라랑돈을 사색에 잠긴 브람스 음악에, 여성적인 라물린을 아름다운 모차르트 음악에, 라튀르크는 균형잡힌 오케스트라 음악에 비유했답니다. 기회가 되면 음악이 들리는지 체크해봐야겠습니다.

100% 쉬라로만 레드를 만드는 에르미따쥬와는 달리 꼬뜨 로띠는 20% 미만의 화이트 품종인 비오니에(Vionier)를 블렌딩할 수 있습니다. 라물린은 11%의 비오니에를 사용해서 부드러움을 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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