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7일 지난 4월 선거법 개정안 등의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로 인한 고소고발사태와 관련, 해당 의원들에 대한 경찰 소환조사 등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추경예산안 처리와 정경두 국방장관 해임 건의안 표결 여부를 둘러싼 대치국면에서 경찰 소환조사가 본격화하자 여론전에 나선 것이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패스트트랙 충돌과 관련 경찰 소환이 진행되고 있다. 어제 백혜련 의원에 이어 오늘 표창원· 윤준호 의원이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며 " 민주당은 정해진 절차와 법에 따라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야당 탄압 운운하며 소환에 불응하는 것을 민주당과 국민은 납득할 수 없다"며 "본질은 한국당이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국회선진화법을 어기고 회의장과 그 부근에서 폭력을 통해 회의를 방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당은 당초 국회선진화법 위반에 대한 처벌의 엄중함을 간과한 것 같다. 그러나 그 사안을 덮어두고 가기에는 엄중하다"고도 했다.

그는 "여야가 고소·고발을 취하해 없던 일로 하자는 것은 정치 전반에 대한 불신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당당히 조사받고 필요하다면 처벌받는 것이 우리가 국민 속에서 신뢰받는 국회로 다시 태어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당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여당과 일부 무늬만 야당 의원은 사실상 경찰에 견학 한 번 갔다 오는 소위 출석놀이로 야당을 겁박하고 있다"며 "입법부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한심한 행태이자 국회를 행정부에 예속시켜서 스스로 권한을 저버리고, 정권에 충성하는 영혼 없는 국회의원을 택한 것"이라고 비판 했다.

나 원내대표는 또 "방탄국회라고 욕하니까 많이 아프기는 아팠나보다"라며 "영장청구와는 별 관련성도 없는 경찰소환을 끌어다가 우리가 방탄국회를 만들겠다는 음모 아니냐고 이야기한다. 그런 프레임으로 계속 본질을 흐리지 말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에 동조하는 야당 의원들은 오늘 제헌절을 맞아 의회민주주의 본질에 대해서 숙고하길 바란다"며 "정말 공정과 타협이라는 본질에 부합하는지, 적대와 배제라는 후진적 정치로 퇴행하는 것이 아닌지 깊이 성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김시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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