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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넘쳐나는데 왜 굶은 사람 생길까

2019-07-17기사 편집 2019-07-17 14:5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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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미식가의 자본주의 가이드] 에릭 홀트-히메네스 지음·박형신 옮김 /한울/ 400쪽/ 3만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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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세계의 먹을거리 체계는 기형적이다. 음식을 산처럼 쌓아놓고 먹는 것을 중계하는 '먹방'이 유행할 만큼 먹거리가 넘쳐나는데, 또 다른 한편에서는 10억 명의 사람들이 굶주리고 있다. 먹을거리 체계가 고장나있다는 말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자본주의는 이러한 문제들이 왜 발생하는지를 이해하기 위한 좋은 출발점이다. 먹을거리가 생산되고 판매되고 소비되는 방식에 자본주의가 끼치는 영향은 실로 막대하지만, 먹을거리와 자본주의를 연관시켜 인식하는 일은 좀처럼 드물다. 먹을거리 운동가들조차 먹을거리를 지배하는 전체적인 체계를 파악하기보다는 농부의 권리, 동물복지, GMO 표시 등 당면한 문제를 다루는 데 급급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최대한의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최소한의 비용으로 먹을거리를 생산하고, 과잉생산된 먹을거리는 생산물의 가격 하락, 소농 농부의 파산, 환경오염, 비만과 영양결핍으로 인한 질병 같은 문제를 초래한다.

'한 미식가의 자본주의 가이드-우리가 먹는 것의 정치경제학 이해하기'는 먹을거리 체계의 역사와 자본주의의 기본 원리를 소개하는 책으로, 왜 수많은 사람들이 음식이 넘쳐나는 상황에서도 굶주리는지, 왜 비만이 전 지구적 질병이 되었는지, 왜 토지수탈, 지구온난화, 환경오염이 증가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먹거리 체계를 변화시키기 위해 부엌에서부터 유기농이나 로컬푸드를 구매한 '포크로 투표하기'와 토지점거 등 역사의 흐름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먹을거리가 생산되고 판매되고 소비되는 방식에 자본주의가 끼치는 영향은 실로 막대하다. 우리는 자본주의를 변혁시키지 않고서는 먹을거리 체계를 바꿀 수 없다. 반대로 우리는 먹을거리 체계를 바꾸지 않고서는 자본주의를 변화시킬 수도 없다. 또 자본주의와 먹을거리 체계를 바꾸기 위해서는 가부장제, 인종차별주의, 계급주의를 종식시켜야 한다.

농민운동 연구자이자 먹을거리 운동 활동가인 에릭 홀트-히메네스는 먹을거리 운동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먹을거리 운동 내의 계급주의, 인종차별주의, 성차별주의를 극복해야 하는 것은 물론, 먹을거리 운동 단체와 환경운동 단체 및 사회정의 운동 단체 간에 강력한 전략적 동맹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먹을거리 운동은 하루아침에 세상을 바꾸려는 혁명적 투쟁도, 농민 등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한 투쟁도 아니다. 먹을거리 운동은 우리 모두 안전하고 좋은 먹을거리를 먹기 위해 일상적으로 실천해야 하는 운동이기 때문이다. 자본주의가 먹을거리 체계를 틀 짓는 방식과 먹을거리가 자본주의의 구조와 기능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먹을거리 운동이 피상적인 개선을 넘어 변혁적 개혁으로 전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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