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읽기] 단순한 진심 외

△타이탄(크리스천 데이븐포트 지음·한정훈 옮김)= 테슬라로 실리콘밸리 성공 신화의 주인공이 된 일론 머스크와 `아마존 제국의 황제` 제프 베조스, 마이크로소프트 왕국을 세운 폴 앨런. 이들에게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하나는 성공한 기업가라는 점, 또 하나는 본업과 무관한 우주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바꿔온 네 명의 거물들은 이제 광활한 우주를 주목한다. 우주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만 있다면 인터넷과 스마트폰 혁명을 뛰어넘는 인류 최대 혁신이 펼쳐지리라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들은 모두 우주 탐사 기업을 세우고 개인 자산을 비롯해 천문학적인 자본과 인력을 투자하며 지구 너머를 향해 한 걸음씩 전진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기자인 저자는 이들과의 독점 인터뷰와 밀착 취재, 수년 간의 언론 보도 등을 엮어 그간 누구에게도 공개되지 않았던 세계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리더스북·504쪽·1만 8000원

△역마(이묵돌 지음)= 누구나 살다보면 방황하게 될 때가, 혹은 방황하고 싶어질 때가 온다. 마케팅 스타트업 대표에서 돈빚과 글빚에 허덕이는 무직자가 돼버린 리뷰왕 김리뷰가 그동안 쌓아온 자신을 포기하고 새로운 길로 들어가는 과정을 기록한 여행 일기다. 서울을 떠나 18일 동안 그는 논산, 대전, 전주, 여수, 해남, 목포, 무안 등을 거쳐 집으로 돌아온다. 여행 아닌 여행을 하는 동안 그의 내면에 자리잡았던 고민들은 조금씩 해소되고 그는 일상으로 돌아와 삶을 이어갈 동력을 얻는다. 저자는 한쪽 어깨에 배낭 하나만 걸머지고 전국을 떠돌았다. 저자는 답은 커녕 질문도 없이 떠나간 곳에서 과연 어떤 것들을 찾고 잃을 지는 알 수 없지만 그저 알 수 없는 방황에 사소한 참고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썼다고 밝힌다. 저자는 "한 번쯤 거대한 방황을 경험하길 바란다. 살면서 딱 한 번쯤은 목적도, 목적지도, 만날 사람이나 이렇다 할 용무 혹은 약속도 없이 훌쩍 떠나보라"고 제언한다. 냉수·196쪽·1만 3000원

△단순한 진심(조해진 지음)=35년 전 프랑스로 해외입양돼 프랑스 파리에서 극작가로 살고 있는 주인공 `나나`. 그는 어느 날 자신의 삶에 중요한 갈림길이 될 두 가지 소식을 받아들게 된다. 하나는 자신이 헤어진 애인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사실, 또 하나는 그를 주인공으로 영화를 찍고 싶다는 한국의 대학생 서영의 이메일이다. 서영은 나나가 해외로 입양되기 전, 그를 보호했던 한 기관사가 지어준 `문주`라는 이름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영화에 담고 싶다며 나나를 설득한다. 나나는 결국 배 속의 작은 생명에게 `우주`라는 이름을 붙이고, 서영의 제안을 따라 이름의 기원을 알기 위해 한국행을 결심한다. 그의 인생에서 접힌 페이지였던 나라로, 스크린 바깥의 인물들이었던 이들을 만나기 위해. 이 책은 해외 입양 문제와 기지촌 여성의 존재를 틔워 올린다. 유실물처럼 쓸쓸한 이들이 지닌 가장 밑바닥의 감정을 파고드는 동시에 그들을 홀로 두지 않는다. 민음사·268쪽·1만 3000원

△나무처럼 생각하기(자크 타상 지음·구영옥 옮김)=`시인이자 철학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한 식물학자의 나무에 관한 사려 깊은 탐구 기록. 최근 전 세계적으로 나무를 다시 인간의 곁으로 들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0년 프랑스에 세워질 57m의 건물 `히페리온`은 전체 자재의 80%가 나무다. CLT 목재를 사용해 콘트리트보다 단단하고 지진에도 잘 견딜 수 있다고 한다. 나무는 지속 가능한 유기 재료다. 저자는 이 책에서 나무를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한다. 그동안 나무는 신화나 종교 등을 통해 신과 같은 존재로 여겨지거나 인간의 입장에서 단편적으로만 알 수 있었다. 가령 우리는 열대우림의 풍부함은 토양에서 비롯된다고 여긴다. 그러나 토양은 넘치는 강우량에 씻겨 나간다. 열대우림은 땅이 아닌 나무로부터 비옥한 환경을 이어간다. 땅 속에서 생태계의 중심을 맡는 나무 뿌리의 역할을 간과한 것이다. 저자는 과학자답게 나무를 여러 방면으로 들여다보면서 나무에 대한 선입견을 사라지게 만든다. 더숲·208쪽·1만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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