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박영순 정무부시장의 내일 퇴임을 앞두고 허태정 시장이 후임자를 물색하고 있는 모양이다. 지난 주 초 박 정무부시장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하니 어느 정도 후보군이 압축돼 가고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해볼 수 있다. 가급적이면 정무부시장 인선작업에 속도를 내야 쓸데 없이 공백기가 길어지지 않는다. 신원조회 등 임용절차에 소요되는 시일을 역산해 볼 때 지금쯤엔 허 시장 심중에 후임자 카드가 예비돼 있어야 할 때다.

박 정무부시장은 정치권 인사로 정무 역할에 무게중심을 둔 결과였고 긍정적인 지점이 있었다. 그런 그의 퇴임은 원래 놀던 물로 되돌아가는 것이니 막거나 만류할 계제가 아니다. 그런 면에서 허 시장은 후임 정무부시장 인선 과정에서 선택의 폭이 넓어진 측면이 있다. 무엇보다 허 시장이 다른 정치적 고려나 소속 정당의 입김에 구애됨 없이 사람을 보는 안목을 증명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특히 정무부시장 재목감을 놓고 사고의 과잉에 빠지지 않아도 된다. 이 정도 인물이면 시민들 눈높이 및 정서에 비추어 크게 기울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서면 결심을 굳혀도 괜찮다. 혹여 고민되는 부분이 있으면 역대 정무부시장 리스트를 뽑아서 훑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역대 민선시장 용인술을 객관적인 시점에서 바라다보게 되면 허 시장 자신의 그것과 비교평가가 가능하고 또 거기에서 어떤 시사점이 포착될 수도 있는 노릇이다.

허 시장이 발탁하게 될 정무부시장 후보자는 시정의 무게를 분담할 수 있는 검증된 인물이었으면 한다. 정·관계에 놀던 뻔한 인물이기 보다는 자기 주특기를 확실히 보유한 인사에게 기회를 줘볼 필요가 있다. 허 시장이 설계해 놓은 시정 방향성이 그럴 듯 해도 이를 실행하고 구현하지 못하면 청사진으로만 남게 될 뿐이다. 아울러 이번에 등판하는 정무부시장 `2 선발`과는 허 시장의 남은 임기 3년을 동행해도 좋을 만큼 서로 대체불가한 보완재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면 적격이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