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산선 타당성 조사 통과 위해 억지로 갈아타기...서해안 지역 여객 수요 포함해 BC 맞추기 전략

신안산선 노선도
신안산선 노선도
서울행 서해선 복선전철이 직접 연결이 아닌 환승을 통해 수도권으로 진입해야 하는 이유가 기술적 문제가 아닌 민자사업인 신안산선의 경제성 확보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충남도 관계자는 서해선 복선전철의 환승과 관련, "수도권 서남부 지역민들의 교통편의를 위한 신안산선의 경제성이 나오지 않아 사업추진이 어렵게 되자 충청권에서 탑승한 서해선의 승객을 환승시켜 민자사업의 수익성을 높여준 것으로 추측된다"고 밝혔다.

신안산선은 경기도 안산 및 시흥에서 KTX광명역을 거쳐 서울 여의도까지 30분대에 갈 수 있는 복선전철로, 2010년 재정사업으로 기본계획이 고시됐으나 이후 국가 재정부담을 감안해 민간투자사업으로 변경됐다.

민자사업으로 추진중인 이 사업은 타당성 조사에서 BC(비용 대비 편익)가 나오지 않아 사업자 선정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결국 서해선 철도와 선로 공유를 포기하고 비용이 적게 드는 환승을 선택하게 됐다.

서해선 복선전철의 고속전철(EMU)은 시속 250㎞로 달릴 수 있고 1량 25m, 6량 150m 규모인데 반해, 신안산선의 도시철도는 100㎞까지 달릴 수 있지만 1량 20m, 6량 120m 규모로 서로 재원이 맞지 않다.

서해선 고속전철이 신안산선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역사 플랫폼 길이 연장 △터널 곡선부분의 단면 확폭 △역사 구조 개선 △자동제어장치, 전기제어장치, 신호·통신시설 개선 등 모두 700-800억 원을 추가로 투입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신안산선이 안산-광명역-여의도간 1단계 사업에 3조 9025억 원, 여의도-서울역간 2단계 구간에 8216억 원이 소요되는 대규모 사업인데 700-800억 원 비용 절감을 이유로 환승을 포기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수도권 서남부 지역의 숙원인 신안산선 사업의 타당성 조사 통과를 위해 충남 서해안 지역의 승객들을 초지역에서 환승시켜 신안산선의 여객 수요를 늘렸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결국 수도권 주민들을 위한 신안산선 착공을 위해 군산, 홍성 등 서해안 지역 주민들이 불편을 감수하게 된 셈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신안산선이 BC가 맞지 않아 어쩔수 없이 환승을 시키는 것이다. 국토부가 충남 서부 지역민들이 서해선을 통해 한번에 서울로 가야 한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 같다"면서 "정치권과 공조해 국토부를 설득하는 작업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은현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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