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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사랑] 숲에서 배우는 더불어 사는 삶

2019-07-16 기사
편집 2019-07-16 08:4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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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반만년 유구한 역사도 자랑이지만 한글 창제, 문맹 퇴치와 단기간에 가난을 벗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합류한 것은 역사상 큰 의미를 지닌다. 또 하나의 큰 자랑은 세계에서 유래가 없는 국토 녹화의 유일한 성공 국가라는 점이다. 불과 60년 전만 해도 헐벗은 산이 이제는 ㏊당 146㎥의 숲으로 변했다. 우리 국민의 큰 자랑이다. 숲은 인간의 문화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앞으로도 더욱 중요하다는 점에서 우리의 미래세대를 위해 매우 잘한 일이다. 지난 달에는 천리포를 출발해 부안, 전주, 고창, 영광, 함평, 무안, 강진, 해남, 순천 등지를 다녔다. 야생에서 자라거나 민가에 심어 가꾸는 호랑가시나무를 살피고 삽수를 채집했다. 15년 전 돌아봤을 때와 비교하면 이들의 삶터는 매우 열악해졌다. 자생지에서 살아가는 나무는 한 군데를 제외하면 사람들이 거의 눈길을 주지 않아 꽤 애처로웠다. 호랑가시나무는 우리나라와 중국에만 자생한다. 겉모습만 보면 우리나라 호랑가시나무가 훨씬 다양한데 대부분 길가의 흔한 잡초처럼 여긴다. 똑같은 숲이지만 문화·역사가 서로 달라서 서양과는 우리 숲 교육의 접근이 약간 달라 보인다. 그들은 단일 종이 아니라 생태계 틀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동물과 식물의 역할과 그 중요성을 학습시키는 데 비해 우리는 그러한 접근이 아직 약하다. 지난 5월 초 번역 발간한 '공공정원의 관리'의 감수를 맡아 번역원고를 꼼꼼히 읽었던 때의 일이다. 그 원고를 보면 이미 80여 개 식물원과 수목원을 가진 우리는 각개약진의 마음으로 살아온 듯하다. 요즈음 천리포수목원이 전문 도서관을 만들 요량으로 일을 하는 중에 미국 내 식물원과 수목원 도서관의 직원이 일하는 과정을 눈여겨본다. 하루에도 10여 통 넘게 배달되는 전자우편을 읽다 보면 그들은 밑바탕에 기본적으로 협력과 나눔의 정신이 두껍게 스며든 느낌이다. 어쩌면 우리는 개개인의 능력은 매우 출중하지만 우리는 꽉 막힌 사회에서 살아가는 듯해 숲이 우리보다 훨씬 나은 듯하다. 앞으로 우리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김용식 천리포수목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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