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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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된 입시 경쟁의 영향으로 독서에 대한 청소년들의 관심이 추락하고 있다. 초등학교 이후 중·고등학교로 올라갈수록 학교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례가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독서에서 멀어진 청소년들의 관심을 되돌리기에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15일 학교정보공시 사이트인 `학교알리미`와 대전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대전지역 초등학교 학교도서관의 1인당 대출자료 수는 56.9권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 평균(35.6권)을 웃돌지만 전년(61.8권)에 견줘 4.9권 감소한 수치다.

반면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경우에는 학생 한명이 한 해 동안 10권 정도의 책을 빌리는 데 그치고 있다. 초등학교와 비교하면 절반도 채 되지 않는 수준인 셈이다. 지난해 대전권 중학교 학교도서관의 1인당 대출자료 수는 10.6권으로 조사됐으며 고등학교의 경우에는 이보다 더 낮아진 7.5권을 기록했다.

이러한 현상은 학년이 올라가거나 상위 학교에 진학할 수록 학업 및 입시에 대한 부담이 증가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대전 지역의 한 고등학생은 "이른 아침 보충수업부터 야간 자율학습까지 마치면 하루가 다 지나가는데 책을 읽을 여유 자체가 없다"며 "지금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독서를 통해 교양을 쌓는 것이 아니라 대학 입학 준비"라고 말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초등학교 5학년 정도부터는 독서보다는 상급학교 진학에 관심을 많이 갖게되는 시기라고 볼 수 있다"며 "학원이나 입시를 준비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책을 읽는 빈도나 시간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문화체육관광부의 `2017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 결과에서도 이러한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초·중·고 학생의 연간 독서율(종이책)은 91.7%를 기록했는데 이는 2015년에 비해 3.2% 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본인의 독서량 평가에서는 절반이 넘는 51.5%(초등 32.4%, 중 58.1%, 고 60.9%)의 학생이 독서량이 부족하다고 인식했다. 여기에 독서 장애 요인으로는 상대적으로 가장 많은 29.1%의 학생이 `공부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라고 답했다.

교육청도 학생들의 독서량 향상을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한계에 대해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독서와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지만 일단 교육과정 안에서 이뤄질 수 있는 방향으로만 유도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독서와 공부는 별개라는 인식이 있고, 독서보다는 입시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교육과정 외적으로는 사업추진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 일선학교 관계자는 "초등학생 학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독서의 중요성을 잘 알려주려고 하는 편이지만 중학생만 되도 입시쪽으로 관심이 바뀐다"며 "입시 위주의 분위기 속에서 중·고등학생의 독서량 향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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