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미술관 '한국화, 신와유기'展

한국화, 살아나는 전통_황인기 겨울 남곡리, 합판에 플라스틱 블럭, 288×576cm, 2019
한국화, 살아나는 전통_황인기 겨울 남곡리, 합판에 플라스틱 블럭, 288×576cm, 2019
조선시대 선비들은 집안에서 여행기를 읽거나 그림으로 그려진 명승지를 감상했는데, 이를 `와유(臥遊)`라 했다. 글자의 의미 그대로 `와유`는 누워서 유람한다는 뜻이다.

대전시립미술관은 기획전 `한국화, 신와유기(新臥遊記)`를 개최한다. 참여 작가는 박승무, 변관식, 이상범, 이응노, 민경갑, 이종상, 조평휘, 정명희 등의 원로부터 신세대까지 한국화의 대표적인 작가 등 22명으로, 전시는 이들의 대표적인 작품 48점 구성 돼 있다.

전시는 누워서 유람한다는 와유의 의미처럼 내면의 자유로움을 주제로 한국화의 전통과 가치를 되살리는 한편 새로운 면모를 소개해 한국화의 진정한 매력을 널리 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필묵의 재료에 국한하지 않고 한국화의 정신성을 주목하며, 내면의 자유로움에 도달하는 데에 전시의 가치를 둔다. 이번 전시는 그림을 통한 와유를 다룬 것으로 작가들이 재현한 산수풍경을 전시실로 끌어들여 펼쳐놓는다. 관객들은 전시실에 펼쳐진 자연을 한가롭게 거닐며 마치 직접 산수를 유람하는 듯이 한국화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다.

전시는 3.1운동 백주년을 맞아, 한국화를 통해 단절된 전통의 연속성을 되살리고 문화국가로서 한국을 재발견하고자 한다. 20세기 한국화의 거장들이 대전·충남에서 대거 배출된 것은 한국화 전통의 맥이 지역내 도도히 흐르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 배경에는 백제 산수문전, 조선시대 구곡도, 추사 김정희로 대표되는 지역문화의 전통이 있다. 또한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화의 거장이며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을 역임한 고(故) 민경갑 화백 유족이 기증한 대표작 20점 중, 2002년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전시되었던 `자연 속으로`도 볼 수 있다.

특히 독일 자유대학의 이정희 교수, 미국 다트머스대학의 김성림 교수 등이 이번 전시를 위해 필자로 참가해 세계 미술사 속에서 한국화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를 진행한 김민경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는 "전시 제목처럼 관람객들이 전시실에 펼쳐진 자연을 거닐며 직접 산수를 유람하는 듯이 한국화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선승혜 대전시립미술관장은 "이번 전시가 한국화의 전통이 현대로 이어지는 흐름을 보여주고, 한국화의 외연을 확장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며 "한국화의 정체성에 대한 거장들의 고민이 담긴 작품들을 통해 우리미술이 나아갈 방향을 가늠해 보고, 전통을 통한 공감미술의 장을 열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국화, 신와유기`는 오는 17일부터 10월 13일까지 대전시립미술관 1-4전시실에서 개최되며, 16일 오후 3시 미술관 로비에서 개막식을 갖는다. 조수연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한국화, 살아나는 전통_정재호 청운동 기념비 2, 한지에 먹, 목탄, 아크릴릭, 227x162cm, 2004
한국화, 살아나는 전통_정재호 청운동 기념비 2, 한지에 먹, 목탄, 아크릴릭, 227x162cm, 2004
한국화, 살아나는 전통_이이남 박연폭포, LED TV, 6분 39초, 2015
한국화, 살아나는 전통_이이남 박연폭포, LED TV, 6분 39초, 2015
한국화, 살아나는 전통_설박 어떤 풍경, 화선지에 먹, 콜라주, 122×244cm×5, 2019
한국화, 살아나는 전통_설박 어떤 풍경, 화선지에 먹, 콜라주, 122×244cm×5, 2019
한국화, 살아나는 전통_민경갑 자연 속으로 02-2, 한지에 수묵채색, 197x423cm, 2002
한국화, 살아나는 전통_민경갑 자연 속으로 02-2, 한지에 수묵채색, 197x423cm, 2002

조수연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