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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소줏값과 지역 상생

2019-07-15기사 편집 2019-07-14 07:4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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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김규식 맥키스컴퍼니 사장

일과 후 삼겹살에 곁들이는 소주 한 잔은 고단한 하루에 대한 보상이자 내일을 위한 응원이다. 반복되는 일상의 권태에서 잠시나마 벗어나게 하고 자신의 삶을 반추하게 해준다. 소주는 우리 삶의 희로애락 매순간을 함께해온 술이다. 소주는 우리나라 경제를 함축하는 표현에도 흔히 쓰였다. '경기가 좋지 않을 때 소주가 잘 팔린다'는 식이다. 실제 불황에 소주가 잘 팔리는 현상은 통계로 입증되기도 했다. 각종 경제지표가 악화한 상황에서 소주 판매량이 증가했다는 언론 보도를 쉽게 볼 수 있었다. 소주가 경제 상황을 가늠하는 하나의 척도로 인정받았던 셈이다. 지금은 그때와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부터다. 불황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주가 많이 팔린다는 얘기는 이제 옛 말이 됐다. 소주도 소비심리위축을 피해 가지 못한다.

소주 소비도 식당 중심에서 퇴근 후 집에서 홀로 즐기는 패턴으로 바뀌고 있다. 주류시장이 점점 더 축소되는 또 다른 배경이다. 혼술·홈술족 증가에는 워라밸 문화 확산이 영향을 미쳤을 테지만 날로 높아지는 물가에 예전만 못한 주머니 사정도 한몫 했다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혼술·홈술족 증가는 가정용 주류시장의 소폭 확대로 이어졌다. 실제 대형마트와 편의점의 소주를 포함한 주류 판매량은 6% 가량 늘어난 반면 업소에서 판매되는 양주 등은 2% 정도 줄었다고 한다. 경기 침체가 생활습관과 주류소비패턴을 바꿔놓은 셈이다.

소비위축과 경기 악화 속 최근 대형 주류기업이 소주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이후 일부 주류기업이 가격인상에 동참했고 대형할인점·마트·편의점에서 판매되는 가격도 덩달아 올랐다. 식당에서 4000원이던 소주도 업소에서 5000원에 팔기 시작했다. '이제 소주도 마시기 어려운 시대'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일반적으로 소비재 물가상승은 선도기업(리딩 컴퍼니)이 주도한다. 점유율 1위 기업이 가격을 올리면 나머지 기업들이 따라 올리는 식이다. 이번 소줏값 인상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대전·세종·충남 향토기업인 맥키스컴퍼니는 대기업 주도의 가격인상에 참여하지 않았다. 소주업계 최초였다.

물론 소주도 출고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생산원가 및 원·부자재 가격상승 등이 이유다. 하지만 맥키스컴퍼니는 대기업과 다른 행보를 택했다. 서민의 고통과 소비위축이 더 커질 것을 우려한 때문이다. 지역 소주인 '이제우린'이라도 올 한해 가격을 동결해 불황의 늪을 함께 빠져 나오자는 취지다. 우리의 뜻에 다른 지역 소주회사들이 동참을 선언했다. 가격을 동결한 기업들은 경영수지 악화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고심 끝에 동결한 것은 지역기업으로서 책임감 때문이다. 지역기업은 지역민의 애정과 관심으로 성장한다. 맥키스컴퍼니는 충청권의 대표적인 지역밀착형 기업이다. 지역에서 받은 자양분을 과실로 되돌려주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지역과 상생하기 위한 다양한 CSV활동들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 우리에게 이번 출고가격 동결은 돈 몇 푼의 문제가 아니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지금의 어려움도 함께 극복할 수 있다는 상생의 정신을 잊지 말자.

김규식 맥키스컴퍼니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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