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드러난 이낙연 총리의 대전·충남 혁신도시 지정 문제와 관련한 현실 인식은 아무래도 유감스럽다. 이날 한국당 홍문표 의원을 상대로 주고 받은 이 총리의 전체 발언은 혁신도시 추가 지정에 대해 맥락적인 면에서 부정적인 뉘앙스가 배어 있었다. 이런저런 사유와 배경을 설명했지만 그런 것들이 대전·충남에도 혁신도시를 조성해야 한다는 논리와 명분을 배척할 수는 없다고 본다. 그럼에도 이 총리는 "전체적인 평가 필요" "중앙에서 볼 때 세종시도 충청권" 등 언어를 구사하며 엇나가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이 총리는 지난 1월 충남 광천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혁신도시 추가 지정 문제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를 밝힌 바 있다. 당시 "혁신도시를 마구 늘려놓는 게 능사는 아니다"라고 한 이 총리였는데, 반년 지난 지금도 그의 생각이 달라지지 않았음이 다시 확인됐다. 이 총리는 특유의 신중하고 절제된 화법과 함께 국정관리 면에서 쌓은 안정감으로 해서 국민적 호감이 상승세다. 또 위기대응력과 리더십 측면에서도 돋보이는 게 사실이다. 그런 이 총리가 대전·충남 혁신도시 지정 문제에 대해서만 유독 균형감각이 흔들리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자아내게 한다. 혁신도시 부재로 인한 대전·충남의 현재적이고 지속적인 불이익과 역차별은 중언부언이 필요없다. 같은 광역시·도임에도, 대전·충남은 지역 성장을 견인할 혁신도시라는 정책적 무기가 주어지지 않았고 그 결과 인구 유출, 경제적 손실 등 몸살과 홍역을 앓아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회가 균등하지 않은 까닭에 과정도 공정하지 못했고 그러니 결과가 정의로울 리 없었다는 말이다.

어느 때보다 대전·충남 지역민들의 혁신도시 지정에 대한 열망이 뜨겁다. 관련 정책토론회가 이어졌고 지역민 서명운동도 대전·충남이 연대해 동력을 극대화하기로 했다. 지역의 당당한 요구를 얕보지 말라는 메시지다. 이 총리도 이 `혁신도시 열차`에 동승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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