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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일논단] 지방대학 혁신을 향한 신선한 충격

2019-07-11기사 편집 2019-07-11 09: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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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이우종 청운대학교 총장

지난 7월 4일과 5일 이틀간 인천대학교 송도캠퍼스에서 대학교육의 혁신을 모색하는 '제2회 한자대학동맹 콘퍼런스'가 개최됐다. 한자대학동맹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네덜란드 한자대학이 주도해 유럽과 아시아, 미국 등 12개 대학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는 국제대학연합체이다.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 헨크 필만 네덜란드 한자대학 총장, 조동성 인천대 총장, 벤 넬슨 미네르바스쿨 창립자 등 세계 70여개 주요대학 총장, 각국 대사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세계 고등교육의 미래와 새로운 대학평가 시스템이 논의됐다. 반기문 위원장은 '교육을 통한 글로벌 지속가능성'에 대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그는 대학의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대학이 급변하는 국제환경 속에서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변화와 개혁을 추구해야 하고 이 변화와 개혁의 토대 중 하나가 바로 새로운 대학평가 시스템이라 했다.

기존의 THE, QS 등 세계대학을 평가하는 시스템은 많지만 정작 지금 시대에 필요한 '혁신'을 이룬 대학을 인정해주는 평가시스템은 전무하다. 이 자리에서 기존의 일률적인 대학평가시스템을 탈피해 세계 주요대학의 혁신과 개혁을 반영하는 새로운 세계대학 랭킹 시스템(WURI; World's Universities with Real Impact)이 발표됐다. '혁신'을 위해서는 사회에서 미래가치를 창출하는 '창업'이나 이를 위한 '기업가 정신' '인성' 등은 물론 지역과 현실에 맞는 다양한 가치가 기반이 돼야 한다는 게 이번 평가 시스템 개발의 취지다. 연구나 평판도, 재정 등 연구중심대학이나 전통적인 유명 대학에 유리한 지표로 이뤄지는 각종 대학 랭킹은 정작 혁신적인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대학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있으며, 기존 평가 시스템에 맞추다 보면 창의적인 혁신을 꿈꾸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벤 넬슨은 대학에 있어서 '연구'도 중요하지만 이는 전 세계 수많은 대학 중 일부 대학이 담당하면 될 일이고 나머지 대학들은 각자의 교육방향과 목표에 따른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의 고등교육 현장도 마찬가지다.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 간 경쟁 심화로 이미 수도권 대학은 전국의 학생을 흡수하는 '블랙홀'이 됐다. 그렇다고 지방대학의 역할과 필요성이 없어졌는가? 지역의 학생 전부가 고등교육을 받기 위해 수도권으로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고령사회에 접어들고 산업체 재직자 및 성인의 재교육 또한 중요해지면서 지역 거점대학은 지역민을 위한 평생교육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특히 해당 지역과 상생, 발전하는 지역 밀착형 사업은 지방대학의 큰 몫이 되고 있다. 이처럼 수도권 대학은 수도권 대학대로, 지방대학은 그 나름대로의 역할과 기능이 있다.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이 시대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학 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지만 조동성 총장은 대학이 혁신을 통하여 미네르바스쿨이나 에꼴42와 같은 형태로 전환되면서 대학의 숫자가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그는 이것을 네오 부띠끄(Neo-Boutique)대학이라고 했다. 신선한 충격이다.

문제는 교육당국의 규제중심으로 획일화된 평가제도이다. 대학의 존재이유가 연구와 실적만이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평균의 잣대'로 해당 대학이 상위대학이냐, 하위대학이냐 또는 좋은 대학이냐, 아니냐를 판단하고 있다. 토드 로즈의 저서 '평균의 종말'을 통해 알 수 있듯 '평균이라는 허상은 결국 누구에게도 맞지 않는 교육'을 낳을 뿐이다. 정부와 기업, 교육계 모두가 '창의적, 혁신적 인재 양성'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부터 자신만의 창의적인 방향으로 교육하지 못하고 평균의 잣대에 매몰된다면 지금까지 그래왔듯 그 목소리는 메아리에 그칠 수밖에 없다. 정말로 '혁신'을 원한다면 우리 자신부터 교육부의 규제까지 거의 모든 것을 바꾸는 획기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이우종 청운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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