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일생에서 임신과 출산은 신체적으로 가장 민감하고 많은 변화를 경험하는 시기입니다. 임신 중에는 원활한 출산을 위해 근육과 인대를 이완시키는 릴렉신(relaxin)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어 관절 사이사이가 느슨해 집니다. 출산의 중책을 맡은 골반과 태아를 지탱하는 허리 주변의 근육들도 이에 영향을 받아 허리 주위 조직이 느슨해지고 허리를 지탱하는 힘줄이 늘어지는 등 허리 구조물 자체가 약해져 요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태아가 자라날수록 무게로 인해 배가 앞으로 나오고 허리는 뒤쪽으로 과도하게 휘는 과전만증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평소에 바른 자세와 스트레칭을 통해 허리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출산과정에서 골반이 최대치로 벌어지기 때문에 출산 후에 오는 요통, 골반통, 산후풍, 체형 불균형, 관절염 등 다양한 척추 관절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 관리가 꼭 필요합니다.

출산 후 허리 건강을 위해서는 평소에 균형 잡힌 영양 섭취와 충분한 휴식, 바른 자세의 삼박자를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리한 다이어트보다는 자연식으로 구성된 식단을 하루 세끼 규칙적으로 먹는 것이 좋습니다. 휴식을 자주 취하되 비뚤어진 자세나 옆으로 누워서 자는 등 척추에 좋지 않은 자세는 피해야 합니다.

아기가 우는 것을 달래기 위해 안을 때는 최대한 자세를 낮추고 가까이 가서 안아야 합니다. 엉덩이를 뒤로 빼면서 허벅지 힘으로 일어나야 허리에 무리를 주지 않습니다. 허리를 구부린 상태에서 아이를 안아 올리면 아기의 무게만이 아니라 산모의 상체 무게까지 허리에 순간적으로 집중돼 삐끗할 수 있습니다. 아기를 앞으로 안는 것은 허리가 뒤로 젖혀져 부담을 주므로 아기띠나 포대기를 사용하거나 등에 업는 것이 좋습니다.

아기에게 젖을 물리거나 우유를 먹일 때는 허리를 굽히지 말고 무릎과 골반 관절을 이용해 무릎을 거의 낮추고 몸에 붙여서 안아야 합니다. 허리와 등과 목이 편안하도록 쿠션이나 의자 등에 기댄 후 수유 중간마다 목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도움됩니다.

간혹 아직 수유가 익숙하지 않은 엄마들이 하는 실수 중 하나가 아이의 위치에 엄마가 몸을 비틀거나 웅크려 높이를 맞추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 때 요통이 가장 많이 발생할 수 있어 척추를 곧게 세우고 아기의 아래에 수유쿠션이나 수건 등을 받쳐 맞춰야 합니다. 우유병을 씻거나 식사 준비 시에는 싱크대 아래 선반 문을 열어 양쪽 다리를 번갈아 가면서 올려놓고 일할 경우 허리에 부담이 적습니다.

산후 요통은 보통 6주가 지나면 저절로 사라지게 됩니다. 이 때 육아와 가사노동으로 무리를 하게 되면 골반변위나 척추변위가 일어나 평생 척추건강을 망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산후 조리 기간이 어느 정도 지나 몸이 회복될 무렵,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무리한 운동을 한다거나 식사량을 줄이는 것도 퇴행성 척추질환을 앞당기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종아리 뒤쪽으로 찌릿한 통증이 있거나 손과 발이 자주 저리는 등의 증상이 계속된다면 허리 디스크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증상이 심할 때는 무조건 참기보다는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태아와 엄마 모두에게 도움이 됩니다.

산후 체조는 임신 출산에 의해 늘어진 근육이나 관절과 몸의 회복을 촉진하고 자궁의 빠른 회복에도 도움이 되므로 꾸준하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몸에 이상이 없는 경우에는 산후 1일부터 무리하지 않게 쉬운 동작에서 시작해서 서서히 강도를 증가시켜 줍니다. 분만 후 처음 2~3일 가량은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가 2~3일이 지난 후에는 방에서 다리 들어올리기 정도의 운동을 하 는 것이 좋습니다. 이 시기에는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지나친 산후 체조는 피해야 합니다. 필한방병원 윤제필 병원장

[산후 틀어진 골반 바로잡는 스트레칭]

1. 바르게 누운 자세에서 오른쪽 무릎을 접어 양손으로 잡은 다음 천천히 가슴 쪽으로 끌어당긴다. 좌, 우 반복해서 실시한다.

2. 무릎을 꿇고 이마는 바닥, 엉덩이는 뒤꿈치에 가도록 상체를 숙이고 양팔을 머리 위로 쭉 뻗은 다음 15초간 유지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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