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로고

사제, 예술적 동반자로 거듭나다

2019-07-08기사 편집 2019-07-08 15:58:30

대전일보 > 문화 > 공연·전시

  • 페이스북
  • 구글 플러스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밴드
  • 폴라로
  • 핀터레스트

함께 걷다 展·8월 29일까지 대전 아트센터 쿠

첨부사진1이영우 대화 Oil on canvas_116.8x91cm_1999

교수와 제자가 사제(師弟)를 넘어 영원한 예술적 동반자로 나아가는 아름다운 전시가 열린다.

스승과 제자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선보이는 '함께 걷다' 展이 이달 11일부터 8월 29일까지 1-4부로 나누어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에 위치한 아트센터쿠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현재 대전지역 4개 미술대학에서 후학을 이끌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교수들과 그의 제자 졸업생들이 함께 꾸미는 자리로, 스승은 제자에게 재능을 펼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는 한편 제자는 역량을 발휘하면서 사제관계를 넘어 영원한 예술적 동반자로서의 가치를 공유해 나가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함께 걷다'展은 각 대학별로 4 번에 걸쳐 각 10일간으로 전시된다. 배재대 이영우·윤예진 화가를 시작(7월 11일-20일)으로 신영진·홍원석 화가(한남대, 7월 23일-8월 01일), 김영호·이재석 화가(목원대, 8월 06일-15일), 심웅택·박지혜 화가(충남대, 8월 20일-29일)가 작품을 선보인다.

이영우 작가의 작품은 사랑과 가족이 모티브다. 가족들의 삶 속에 묻어나는 정이나 사랑, 화합을 캔버스에 담는다. 작품 속 인물들의 이미지를 둥글게 표현하는데 이는 모든 것을 동심으로 바라보는 순박한 이미지를 기하학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의 작업은 두터운 마티에르 효과가 주는 거칠고 투박한 질감이 특징이다. 그림을 그리기 전에 우선 밑 작업부터 한다. 오일과 물을 이용해 캔버스에 기포를 만들어 건조시킨 후 물감을 덧칠해 한 번 더 건조시킨다. 그런 후 사포로 표면을 문질러 달 표면과 같은 구멍작업을 만들어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린다.

윤예진 작가는 작품 속에 사슴 탈을 반복적으로 등장시킨다. 사슴의 탈을 쓴 사람을 실제처럼 묘사하는데 이는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가만의 자아 속 내면과 이미지가 맞닿아 있다. 그림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여인은 작가 본인의 모습이기도 하다. 표출되지 못한 억압된 욕구와 감정은 내면의 깊은 불안과 무기력함을 만들어 내 지속적인 우울감에 빠지게 한다. 사회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본래의 자신이 아닌 유약한 사슴의 뿔을 쓴 허구의 자신을 내세워 그늘 속에서 방황하며 살고 있는 나와 우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신영진 내부수리중-open your eyes, 100호, 유화, 2019


신영진 작가는 범람하는 다매체 다 장르 속에서도 다양한 방법론을 구사하며 구상미술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선보인다. 신 작가는 안주하지 않고 작품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민하는 뚝심이 있다. 교육자적 자존심으로 지나온 날을 반추하고 나아가 묵묵히 자신 만의 세계를 구축하려는 내면의 모습을 진정한 가치로 자리 잡고 있다.

홍원석 작가는 택시운전사인 아버지의 택시를 타고 바라본 세상과 직접 택시 운전을 하며 몸소 체득한 감정을 작품으로 승화해낸다. 절대 권력에 의해 항상 감시받고 어느 순간에 힘없이 사라지며 언제 흩어질지 모르는 불안한 우리들의 자화상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김영호 작가는 현대미술에 대한 은유로 자신의 작업을 표현한다. 고물이 쌓여있는 모습에 흥미를 느낀 작가는 그것들이 폐기되고 또 다른 용도로 재탄생 되기를 기다리는 고물상 풍경에서 아름다움을 찾는다.

그의 작업들은 폐허의 미학이라고 할 수 있는 낭만주의적이다.

이재석 분출 72.7x60.6cm acrylic on canvas 2019


이재석 작가가 주목하는 것은 주로 인간의 신체인데, 처음부터 그가 인체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작업노트를 통해 처음 분해된 대상에 관심을 가진 계기가 '총기'였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군 복무 시기에 작가가 처음 접했던 총을 접하고 흥미를 느꼈다. 총은 그에게 기능적인 면보다 조형적인 면, 즉 부피감과 무게감을 가진 매스(mass)의 집합체로서 인식됐다. 이재석은 이에 자신의 개인적 경험을 더해, 살덩어리 같은 유기체적 형상을 동시에 표현해 기괴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결국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인간이면서 '인간'이 아닌, 즉 비인간적인 것을 추구하는데 한 발 더 앞으로 나아간다.

심웅택 작가는 '시상이 흐르는 그림'을 모토로 작업한다. 작가의 그림은 우수에 찬 우울한 비애의 감정을 살아있으면서도 자유롭게 표현하고 있다. 어디에도 강한 선과 강한 색은 보이지 않는다. 무늬처럼 반복되는 희미한 색 대비는 아무런 외침도 내뱉지 않는다. 형태적으로 내용적으로 단순화를 추구하면서 화면에 인간 감정에 초점에 맞춰 그만의 독특한 색채 기법으로 표현한다. 표현적이며 추상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적이면서도 그 속에 내재되어 있는 의미를 다룬다. 그래서 작가의 화면에는 시간이 갈수록 복잡함보다는 단순함과 그 단순함을 통해 우리를 반추할 수 있는 사색이 나타나 있다.

박지혜 작가는 우리 사회 욕망의 부조리함, 편견, 권력, 억압, 차별, 부당함 등을 주제로 인간에 내재된 양가적 측면을 캔버스에서 날카롭게 분석하고 있다. 생각이라는 단어가 작가의 작업 시발점이다. 끊임없이 되풀이 되는 생각은 자신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 뿐만 아니라 자신을 어떤 틀 속에 가두기도 하는데, 자신의 눈과 귀·입을 가로 막는 방해물을 없애고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는 과정을 그림 속에 진지하게 담아냈다. 조수연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첨부사진2윤예진_공허의무게Oil on canvas_72.7x53cm_2019

첨부사진3홍원석_pink aurora_132 x 162cm_oil on canvas_2019

첨부사진4심웅택 군상Mixed media 91x91cm 2018

조수연기자의 다른기사보기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