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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보기]유년기 여름의 추억

2019-07-08기사 편집 2019-07-08 09:2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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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조소행 농협중앙회 충남지역본부장

본격적인 여름휴가와 학생들의 방학시즌이 돌아왔다. 누구에게나 그렇듯 유년기 여름방학의 추억은 설렘 그 자체로 우리 기억의 한켠을 장식한다. 유년시절을 돌이켜보면 방학 첫날 작성했던 생활계획표에는 방학숙제, 일기장 쓰기, 친구들과 놀기, 외가댁 여행을 포함시켰던 기억에 웃음이 난다.

외가댁에 가면 버선발로 반갑게 맞아 주시던 외할머니는 따뜻한 손길로 어루만져 주시며, 외손주 입맛 생각하며 며칠 전부터 고민하셨을 정성 어린 밥상 한상부터 푸짐하게 차려 내오시곤 했다. 원두막 시원한 수박한입의 청량감, 마을 냇가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낸 물놀이, 마당 한켠에 모깃불을 피우고 감자를 구워 먹던 여름방학의 기억들은 그 생각만으로 마음의 안식이다.

요즘 여름방학의 풍속은 많이 달라졌다. 학원과 보충학습에 매여 방학의 의미보다는 부족한 과목을 보충하고 다음 학기를 준비하는 기회의 시간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학원에서 주어진 짧은 시간의 방학을 진짜 방학이라고 여기고 있다. 이러다 보니 휴가 자체를 생각하지 않거나, 부모의 휴가 계획과 여건에 맞춰 해외로 나가는 경우도 다반사인 것 같다.

어떤 형태의 방학이든 나름대로의 의미와 이유는 있다.

다만, 해외, 호텔, 리조트에서의 정형화된 프로그램 속의 여름 방학이 먼 훗날 아이들의 기억 속에 따뜻한 추억과 감수성을 자극하는 촉매제가 되어줄까 하는 부분에선 아쉬움이 남는다.

필자는 지난 5월, 동료들과 함께 서천군 비인면 팜스테이마을 인 남당행복마을에서 팜커밍데이를 가진 바 있다.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많은 대화를 나누며 그분들이 지켜온 농업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해 듣고, 마을 체험 활동을 통해 전통방식으로 두부를 직접 만들고 먹어보는 건강 식체험과 육백 년 된 마을 은행나무 아래에서 조선 3대 여류시인 중 한 분인 임벽당님의 삶과 인생 서사시를 함께 하는 문화체험의 시간도 가졌고 농촌의 정서를 만끽하면서 오래간만에 진정한 힐링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다.

농촌은 늘 그 자리에서, 지친 도시민들에게 푸르른 녹음과 깨끗한 공기, 수확의 기회를 가지고 그렇게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지역마다 마을만의 전통과 관습이 있고, 전해져 내려오는 마을의 유래는 농촌체험의 또 다른 재미다.

또한 일상에서 전하는 생활문화 만으로도 농촌을 찾는 도시민들과 콘크리트 문화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우리의 전통과 문화를 체험하게 하는 학습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소중한 우리의 문화유산이다.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TV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유명 연예인이 나오는 프로그램이 아닌데도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대인의 본성에 자리하고 있는 자유에 대한 갈망과 인공에 찌든 현실 극복에 대한 대리만족, 나아가 농촌의 싱그러운 자연을 찾아 약초도 캐고 물고기도 잡는 모습에서 어린 시절 농촌에서 즐겼던 아련한 기억을 다시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 아닐까?

이렇듯 우리들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자연과 농촌에 대한 추억을 위해 올여름은 농촌의 산, 들, 바다와 함께 농어촌의 포근함을 느끼고 자연 속에서 심신을 충전할 수 있는 가족 힐링 여행을 추천한다.

특히 요즘 우리 농촌의 팜스테이 마을은 깨끗하고 아름다운 마을 가꾸기가 한창이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마을 가꾸기에 참여해 마을길에 꽃을 심고, 폐농자재를 수거하고 축사를 정비하는 등 깨끗한 풍광을 조성하며 여름철 도시민을 맞을 준비에 분주하다.

농촌체험관광을 즐길 수 있는 팜스테이마을이 충남에도 38곳이 있다.

식(食) 체험뿐만 아니라 농산물 수확 체험도 큰 인기다.

가족들이 함께 수확한 쌈채소와 고추, 옥수수, 감자 등 농산물로 차려진 밥상은 먹는 내내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줄 것이며 마을마다 전통공예품 만들기와 수확체험 프로그램이 잘 준비되어 있어 우리 아이들이 색다른 경험을 해볼 수 있는 즐거운 여행이 될 것이다.

이번 여름에는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농촌마을 정자에서 시원한 수박도 먹고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며 우리들 기억 저편에 가리어져 있던 어릴 적 여름방학 추억을 회상해보는 추억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조소행(농협중앙회 충남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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