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수돗물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충남 청양에서 우라늄 수돗물이 발견돼 충격을 안겨 주고 있다. 청양지역 1000여 가구에 물을 공급하는 한 정수장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우라늄이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석 달 가량 검출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진 것이다. 우라늄은 화강암이나 변성암에서 자연 발생하는 물질로 장기간 노출될 경우 신장에 손상을 주는 유해물질로 분류돼 있다.

방사능 물질인 우라늄이 처음 발견된 건 지난 1월 충남 보건환경연구원의 정기 수질 검사에서다. 정수 과정을 다 거친 물에서 기준치의 2-3배가 넘게 나왔다고 한다. 6개 관정에서 지하수를 끌어와 정수한 뒤 공급하고 있지만 2개 관정에서 우라늄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한 것이다. 수질 검사 항목에 우라늄이 포함된 건 올해가 처음이지만 수돗물에서 이 물질이 초과 검출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인 모양이다. 걱정이 되는 건 우라늄이 수질 검사 항목에 추가되기 이전에도 지하수를 사용하는 수돗물에서 유해물질인 우라늄이 검출됐을 것이란 점이다. 이전에도 우라늄 수돗물을 마셔왔다고 생각하니 끔찍하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다.

무엇보다 주민들을 화나게 한 건 수돗물에서 우라늄이 초과 검출된 사실을 알고도 청양군이 이를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수도법에는 수돗물에서 우라늄 수치가 기준치를 초과하면 3일 이내에 주민에게 공지하고 즉시 환경부에 보고토록 돼 있지만 수질 재검사 결과에서 적합 통보를 받은 후 뒤늦게 공지해 비난을 사고 있다.

이번 우라늄 수돗물 사태는 담당 직원의 몰지각에서 비롯된 경향이 크다. 우라늄 검출 시 조치 매뉴얼이 있는지 몰라 보고하지 않았다는 해명은 괴변에 가깝다. 행정당국은 이 수돗물을 마신 주민들에 대한 역학조사를 통해 건강에 이상이 없는지 살피는 일이 우선이다. 이와 함께 도내 지하수를 끌어다 쓰는 다른 정수장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해 도민들의 건강을 촘촘히 챙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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