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동 현대오피스텔 수년째 흉물로…은행동 메가시티도 마찬가지

수년째 방치되고 있는 성남동 현대오피스텔의 모습. 건물 일부 외벽이 깨지고 빛이 바랬다. 사진=이호창 기자
수년째 방치되고 있는 성남동 현대오피스텔의 모습. 건물 일부 외벽이 깨지고 빛이 바랬다. 사진=이호창 기자
"건물 관리 안 된 지 오래됐어. 전기가 끊긴 상황인데 뭐 어떻게 해. 다 나가버렸지."

지난 2일 오전 대전 동구 성남동에서 만난 주민 A씨는 수년째 도심 흉물로 자리잡은 현대그랜드오피스텔 내부를 착잡한 듯 바라봤다. 인근 시장에서 30년간 장사를 해 온 그는 "대규모 공실 사태를 몰고온 관계자들에게 엄격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자치단체도 아무런 대책이 없다. 인근 주민과 상권을 위해서라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전지역 도심 곳곳에 위치한 방치 건물에 대한 주민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

수년째 사람 발길이 닿지 않다 보니 우범지역으로 전락한지 오래고, 인근 지역 주민들의 미관을 해치는 주범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도심 속 흉물의 대표격인 성남동 현대오피스텔은 2010년까지 활발히 운영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체납으로 전기와 수도 등 기본 생활시설이 제한되면서 입주자들이 하나 둘 떠났다. 1993년 준공된 이 곳은 20여 년 동안 근처 상권을 활성화 시킨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던 곳이다. 이 곳은 주변 건물사이로 우뚝 솟아 멀리서도 눈에 띄지만 실상은 유령 건물이나 다름없다.

오피스텔 내부 역시 을씨년스럽기만 했다. 상가 1층에 입점한 15여 곳의 상가 중 2곳만 현재까지도 영업하고 있었지만 손님을 찾긴 어려웠다. 지하 5층, 지상 18층 규모의 건물 지하에는 외부에서 유입수가 들어오는데, 전기가 끊겨 이 물을 퍼 올리는 펌프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이 곳엔 물이 가득 차 있었다. 상가 일부 천장은 언제 무너졌는지 시기를 특정할 수 없었고, 건물 외벽 대부분은 깨지고 빛이 바랬다.

오피스텔에서 만난 B씨는 "사람들이 살지 않다보니 흉가나 다름없다. 밤에는 인근 주민들도 이 곳 근처를 지나지 않는다. 우범지대나 다름 없다"며 "10여 년간 자치단체는 어떠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건물을 헐든지, 새로 짓든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관할 자치단체인 동구 역시 뾰족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구 관계자는 "예전 소유주 상당수에 대해 주소를 확보했다. 조만간 회생 방법을 고민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중구 은행동 메가시티도 또 다른 흉물로 불린다. 메가시티는 2000년 10월 ㈜비에스그룹이 시행사를 구성하면서 본격 추진됐다. 중구 중앙로 4거리 현 NC백화점 건너편에 지하 8층, 지상 15층 규모의 건물(연면적 4만 6407.7㎡)로, 12개 스크린을 갖춘 영화관과 대형 쇼핑몰 등이 들어설 계획이었다. 하지만 현재 건축이 무기한 중단되면서 중구 대흥동의 랜드마크는 커녕 원도심 활성화의 발목을 잡는 악재로 전락했다.

특히 건물 뼈대만 앙상하게 드러나 있어 인근 주민은 물론 대전시민들의 미관을 찌푸리게 했다. 최근 이 건물에 대한 낙찰자가 나타나면서 기대감이 어느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메가시티 인근에서 만난 주모 씨는 "빨리 좀 활성화 됐으면 좋겠다. 인근 NC백화점처럼 활성화 돼서 여기 오는 사람도 좀 더 많아지고 해서 같이 경기가 살아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호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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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 성남동 현대오피스텔 1층 상가의 모습. 천장 구조물이 무너지고, 각종 기자재들이 널브러져 있다. 사진=이호창 기자
동구 성남동 현대오피스텔 1층 상가의 모습. 천장 구조물이 무너지고, 각종 기자재들이 널브러져 있다. 사진=이호창 기자
중구 은행동 메가시티의 모습. 건축이 무기한 중단되면서 시민들의 미관을 해치고 있다. 사진=이호창 기자
중구 은행동 메가시티의 모습. 건축이 무기한 중단되면서 시민들의 미관을 해치고 있다. 사진=이호창 기자
중구 은행동 메가시티의 모습. 건축이 무기한 중단되면서 시민들의 미관을 해치고 있다. 사진=이호창 기자
중구 은행동 메가시티의 모습. 건축이 무기한 중단되면서 시민들의 미관을 해치고 있다. 사진=이호창 기자

이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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