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나들목 인근 주차장 조성 두고 수년 째 미루기만…대덕구는 계획 없이 '발만 동동', 적극적인 행정 펼쳐야

대전 나들목(IC) 초입에 간이로 조성된 만남의 광장 [사진 = 김대욱 기자]
대전 나들목(IC) 초입에 간이로 조성된 만남의 광장 [사진 = 김대욱 기자]
대전 나들목(IC) 만남의 광장 휴게소 조성을 두고 대전시와 대덕구의 고심이 짙어지고 있다.

시는 여러 민원이 제기되면서 과거 해당 구간에 만남의 광장 기능을 대신할 주차장 조성을 두고 용역까지 진행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여러 난관에 부딪혀 속도를 내지 못했다. 구 역시 만남의 광장 조성에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이들 기관이 수년 째 해법을 찾지 못하면서 애꿎은 시민들의 불편만 가중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치단체가 적극적인 행정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이다.

3일 시와 구 등에 따르면 대전 나들목에 대한 만남의 광장 조성 필요성은 2016년부터 제기됐다. 불법 주차로 인한 비래동 지역 주민 민원이 빗발치면서 대전시의회 차원의 공식 문제제기가 이뤄진 것이다. 이러한 지적에 시는 당시 대전발전연구원에 활용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용역을 실시했다. 용역결과 현재 위치한 가감속차선에 유료주차장을 조성하는 방안과 녹지 지하에 지하주차장을 조성하는 방안, 공원을 해제하고 주차장을 조성하는 계획 등이 도출됐다. 하지만 각 안건별 부작용이 심해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용역 이후 해당 구역에 대한 활용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셈이다.

이러는 사이 시민들의 불편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달 24일 시 주최로 열린 `대덕구 정책투어` 당시 한 구민은 허태정 시장에게 대전 나들목 인근 주택가에 대형버스·차량이 드나들어 보행환경을 위협하고 있고, 불법 주·정차가 만연하다며 주차공간을 조성해달라고 건의한 바 있다.

이에 시는 최근 만남의 광장 조성을 위한 방안 검토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풀어야 할 숙제는 많다. 우선 나들목 초입 도로 양 옆에 조성된 완충녹지형태의 근린공원에 주차장을 조성할 경우, 행정절차상 공원부지 해제를 통한 시설결정 과정이 필요하다. 공원을 없애거나 줄여 주차장을 만드는 방안이다. 다른 방안으로는 주택가 인근의 부지 매입을 통해 주차장을 조성할 수 있지만, 이 또한 부지 매입에 예산이 수반되고 부지 매입을 위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선 해당 부지용도를 변경해야 한다.

자치단체간 소통문제도 만남의 광장 조성을 더디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구는 주차공간 필요성을 인식하고 조성을 위해 시에 수차례 건의했지만, 시는 구가 구체적인 방향을 담은 종합계획이나 방안을 마련해오지 않았다며 서로 미루는 모양새다.

구 관계자는 "공원부지 해제 권한 등 주요 행정절차는 시에 있고 주차장조성을 위한 예산을 자치구 재정만으로 감당하긴 어렵다"며 "자치구는 행정절차, 예산 등에 한계가 있어 시에 지속적인 건의를 해온 것이다.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대덕구가 주차장 조성을 건의해왔고, 시도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사업 추진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나 계획은 없었다"며 "대덕구와 협의를 통해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대전 나들목에 대한 활용방안을 찾고 있으니 관심을 갖고 지켜봐달라"고 덧붙였다. 이호창·김대욱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