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1일 충남 아산시청 3층 시민홀에서는 2019 아산원도심 생활형 SOC 프로젝트 최종 발표가 있었다. 도내 5개 대학이 참여해 쇠퇴하는 원도심을 재생하고 지역 커뮤니티 주도로 일자리 창출 및 지역 특성을 고려한, 주민들이 실감할 수 있는 골목의 변화 등이 프로젝트의 배경이었다. 현재 우리나라는 최고의 도시화로 81.4%의 인구가 도시지역에 거주하는 도시성장과 팽창의 최고점에 이른 21세기를 살고 있다. 1990년대부터 국내에서도 도시재생에 대한 방법을 본격적으로 고민했고 2000년대 이후에는 지역재생관련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도시개발에서 도시재생으로 건축의 접점이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도시 재생도 단순한 마을가꾸기 사업이었던 지역재생관련사업에서 문화예술 콘텐츠를 활용한 지역재생건축으로 변화되어가고 있다. 이처럼 도시재생은 건축계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이는 교육계에도 영향을미쳐 지역의 역사성,장소성을 회복하고 경제적, 사회적으로 지속가능하게 발전시킬 수 있는, 지역전문가 양성에 노력을 기하고 있다.

도시재생은 다양한 프로그램이 만나 새로운 공간으로 탄생하는 과정을 말하는 것으로 건축·도시공간이라는 매개체를 지역주민과 전문가가 좋은 건축물과 공간 환경으로 만드는데 함께하는 과정, 그 자체가 도시재생을 실현하는 방식이다. 즉 건축, 도시공간은 그 자체가 지역성을 대표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영국의 쉐필드, 리버풀,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은 지역성 회복의 상징적 사례로, 도시 경쟁력의 중요한 콘텐츠인 문화예술을 주제로한 도시재생의 성공적 사례이다. 충남도도 도시재생 뉴딜(New Deal)사업으로 천안, 아산을 비롯한 4개 지역에서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New Deal은 미국 경제공황당시 루즈벨트 대통령이 경제 극복을 위해 진행한 정책에서 착안한 것으로, 도시재생 New Deal사업은 도시의 부정적 이미지를 긍정적 이미지로 전환하는 정책으로써 지역공동체와 함께 도시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작업이다. 정부에서는 본격적으로 도시재생 New Deal사업을 통해 지역특성을 고려한 마을 공동체 육성 및 주민 역량강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도시재생사업에 담겨진 생활형 SOC사업은 정부가 추진하는 주요사업으로써 지난 4월 15일 정부는 국가최소기준에 못 미치는 서비스 소외지역에 대해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균형발전,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생활SOC 3개년 계획안`을 발표한 바 있다. 생활형SOC로는 공공체육시설, 도서관, 생활문화센터, 복합커뮤니티 센터,유치원 등을 말하는 것으로 생활SOC란 사람들이 먹고, 자고, 자녀를 키우고, 노인을 부양하고, 일하고, 쉬는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인프라와 삶의 기본을 전제로하는 안전시설을 의미하는 것으로, 현 정부는 국가적 과제인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생활형SOC 확대정책을 중요한 이슈로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도심은 큰 규모의 아파트와 고층건물로 이뤄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통계를 보면 70% 이상이 소규모 건축물로 이뤄져있다. 건축환경이나 경관은 이러한 소규모건축이 모여 이뤄진다고 할 수 있다. 민간 건축물의 경우는 건축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와 의식변화가 중요하나 공공건축물은 그 궤가 다르다. 정부나 지자체가 이끄는 공공건축이 도시경관과 도심인의 삶을 이끌어간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가 아닌 비 전문가에 의해 공공건축이 기획돼 운영되다 보니 기획부재로 인해 공공의 목적이 사라지는 형태의 건축물이 양산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개선하기 위해 공공건축가 제도를 시행하려 각 지자체가 준비하고 있으나 이 또한 지역의 전문가와 공유하는 점이 중요하다. New Deal사업인 도시재생사업도 그 지역의 콘텐츠 개발이 가장 중요한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의 전문가와 지역민의 꾸준한 참여가 중요하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성공 사례만을 답습하다보니 지역의 정체성은 사라지고 지역민이 외면하는 도시재생사업만으로 남게되는 것이다. 우리는 누구와 살고 있는지, 어떤 동네에서 살고 있는지, 소규모 건축물의 품질과 품격을 향상하는 공공정책혁신과 지역전문가의 역할이 필요할 시점이라 하겠다.

김양희 충남건축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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