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흥동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꼬시꼬시에 전시된 박수억 화백의 작품.
대흥동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꼬시꼬시에 전시된 박수억 화백의 작품.
"동양화의 먹향과 여유로운 매력에 빠져 그림을 그렸습니다."

대덕연구단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35년간 근무한 박수억(65) 화백. 신재생에너지 분야 저서를 출간할 만큼 연구에 매진해온 그는 그림 경력 또한 20년을 넘겼다.

에너지 정책박사, 전문연구위원 등을 거쳐 지난해 은퇴한 그는 `박수억 연구원`에서 `박수억 화백`으로 인생 제 2막을 열었다.

수십 년을 에너지 분야 연구와 한국화에 매진해 온 그는 2016년 대한민국 미술대전과 대전시 미술대전에서 잇따라 특선을 수상하면서 화단에 정식 등단했다. 연구를 병행하며 짬짬이 그려온 작품만 100점이 넘는다.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미술에 뜻이 있었지만 부모님 반대로 전공하지 못해 한이 됐다"며 "못 다한 꿈을 이루기 위해 40대부터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연구와 병행하기 쉽지 않아 부지런히 야간작업을 했다"며 "어느 정도 경지에 올라가기까지 고생했지만 행복하다"고 전했다.

그는 "에너지연구소 연구원이라는 이력을 살려 주로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키기 위한 그림을 그렸다"며 "특선을 수상하게 해준 작품도 미세먼지가 주제인 `Air pollution`이라는 반추상 동양화"라고 설명했다.

박 화백은 자신과 같은 꿈을 꾸는 직장인들을 위해 재능을 나누고 있다.

그는 "충남대 평생교육원에서 야간에 직장인을 위한 수묵화 강의를 재능기부로 하고있다"며 "그림을 배울 때 제대로 이끌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에 그림에 뜻이 있는 분들을 위한 강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유의 성실함과 열정으로 지난달에는 7번째 개인전 `들꽃전`을 열었다.

박 화백은 "지난달 27일 대흥동 `꼬시꼬시`에서 무심코 스쳐 지나가는 들꽃을 담은 작품 30점을 전시한 개인전을 열었다"며 "10월 중 또 다시 개인전을 열 예정"이라고 전했다.

오는 9월에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 대덕연구단지 연구원들과 합심해 단체전을 계획하고 있다.

그는 "9월 중 사진, 동양화, 서양화를 하는 과학자 4명이 모여 4인전을 연다"며 "재능 있는 과학자들에게 용기를 주고싶다"라고 말했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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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억 화백.
박수억 화백.

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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