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미경 대전 대청병원 간호부장.
서미경 대전 대청병원 간호부장.
대청병원은 개원 당시 지역민을 위한 병원으로 자리매김 하겠다는 신념으로 첨단 시설을 갖추고, 우수 전문 인력을 영입하는 등 부푼 마음으로 출발했다.

신설 병원 특성상 기대 섞인 우려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메르스` 사태를 전 임직원이 힘을 합쳐 슬기롭게 극복하면서 `불티고개` 라 불리던 정림동에 터를 잡은 지 5년째를 맞는다.

이제 대청병원은 2017년 방사선 암치료센터를 개소했다. 지역민에게 다가가는 의료서비스 등을 실천해오면서 지역민의 축제에 참여하고, 건강강좌가 필요한 곳이라면 어느 곳 이든 찾아간다.

특히 간호 인력은 환자 있는 곳이면 장소를 불문하고 돌봄을 실천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간호 인력의 충원과 교육에 중점을 뒀다.

누구나 처음 시작하는 단계에선 두려움이 앞서지만, 간호사에게 1년차는 기대와 설렘이 교차하기 마련이다.

돌이켜보면 간호대 학생으로서 꿈을 펼치기 위해 이론과 실습 교육과정을 수행할 땐 나름 자부심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현장 근무를 하는 순간 결코 의료인의 길이 쉽지 않은 일임을 경험하게 된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모든 분야를 실습하고 올 수는 없다. 대부분 간호사로로 채용돼 업무를 시작하게 되면, 대략 한 달 에서 석 달 가량 선배 간호사의 조언과 경험을 통해 배우고, 익히는 과정을 거친다.

그 후 홀로 서기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넘어지고, 부딪칠 때마다 `다시 학교로 돌아갈래` 하면서도 곁에서 손 내밀며, 도와 주는 선배 간호사의 따스한 눈길에 다시 돌아선다.

퇴근할 때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 같아도 다음날 힘차게 출근하는 게 간호사다.

이렇게 하루 이틀이 가고, 1년이 지나 2년쯤, 후배 간호사가 생기고, 환자의 퇴원하는 뒷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대견해 할 줄도 안다.

물론 시대가 바뀌면서 병원환경 뿐 아니라 간호사의 위상과 구성원 간의 관계가 변해가고 있다.

대청병원은 구성원 간의 동료애를 발휘하도록 선·후배 간호사 간 수평적 관계에서 서로 존중하는 근무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

매일 환자를 대하는 의료인이라면 한번 쯤 우울감과 교대 근무로 인해 생활 리듬이 깨지는 경험을 했을 것이다.

그래서 `과연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옳은가`라고 스스로 묻지만, 간호사의 직무는 사람의 소중한 생명을 다루는 일이기에 아무나 할 수 없다.

쉽게 그만두면 안된다. 자신의 손길로 꺼져가는 한 생명을 다시 활활 타오르게 할 수 있다면 그처럼 소중하고, 의미 있는 일이 어디 있겠는가.

대청병원은 지역병원으로서 상급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과 경쟁하는 관계로 여러 면에서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신하와 백성 없는 왕이 있을 수 없고, 직원 없는 사장은 없다` 규모가 크든 작든 각자에게 부여된 사회적 역할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

누군가에게 `나`는 `너`가 되지만 다시 `너`는 `나`가 된다. 사회적 관계로 맺은 모든 인연은 `너`와`나`의 이분법적 관계로 나뉘는 것이 아니라 `나`와`너`가 하나가 되는 동반자적 관계로 거듭나야 된다.

서미경 대전 대청병원 간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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