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초혈관질환

김영화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혈관이식외과 교수.
김영화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혈관이식외과 교수.
말초혈관질환은 질환에 대한 인식 수준이 낮고 이로 인해 진단 및 치료를 받지 못해 사지를 절단하거나 질환이 심하게 진행돼 사망하는 경우가 있다. 국내의 경우 60세 이상에서 약 18% 정도의 유병률을 보이며 환자의 10년 사망률이 40% 정도 된다. 질환을 가지고 있으면서 진단되는 경우는 25%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지방성 물질 축적 발병= 우리 몸 전체에 퍼져 있는 혈관 중 말초에 있는 혈관, 특히 동맥에서 발생하는 질환을 말초동맥질환이라 말한다. 신체 여러 중요 장기의 동맥에 협착 또는 폐쇄로 인해 증상이 발생하는 것을 뜻하며 뇌혈관이나 심장에 있는 관상동맥 등 중요 장기에 발생 시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팔, 다리에 있는 동맥에서도 말초혈관질환이 발생하게 되며 90%가 하지동맥에서 발생한다.

말초동맥질환은 동맥 내부에 플라크(Plaque)라고 하는 지방성 물질이 침착돼 발생하게 된다. 흔히 얘기하는 동맥경화증은 이것으로 인해 생기는데 이런 플라크가 석회화돼 혈관이 딱딱해지고 좁아지면 동맥의 협착 또는 폐쇄가 진행된다. 피가 잘 흐르지 않게 돼 산소의 체내 공급을 제한하게 된다. 동맥이 막히게 되면 장기에 따라 다양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며 동맥경화에 의해 좁아진 혈관에 혈전이 발생해 동맥이 막힐 수도 있다.

◇혈관 질환 통증 악화= 낡은 배수관에 찌꺼기가 끼어 내부가 좁아진 것처럼 혈관도 같은 원리로 질환이 생긴다. 콜레스테롤이 혈관 내부에 끼게 되면 혈관 내부가 좁아지고 다리 쪽으로 내려가는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게 되면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팔이나 다리에 혈액을 공급하는 말초동맥에 문제가 생기면 다리의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에 영향을 주게 된다.

주로 발생하는 혈관은 골반 내에 있는 장골동맥, 허벅지에 있는 대퇴동맥, 무릎 아래를 담당하는 슬와동맥이 있다. 이 동맥들이 좁아지거나 막히게 된다고 해서 다리로 내려가는 혈류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고 주변의 부수적인 경로인 작은 동맥들이 대신 혈액을 공급한다.

휴식 시에는 이런 혈관들을 통해 혈액을 공급할 수 있지만 활동 시에는 혈액과 산소가 부족해지는 사태가 발생해 통증이나 불편감이 발생하게 된다.

◇50세 이상 발병 빈번= 말초동맥질환은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50세 이상에서부터 시작되고 흡연, 고혈압, 당뇨병이 있거나 심장 및 혈관질환의 가족력, 높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운동부족, 비만, 스트레스 등을 위험 요소로 들 수 있다. 진단방법으로는 발목상완지수, 혈관초음파, CT, 혈관조영술이 대표적이며, MRI를 통한 검사 방법, 러닝머신을 이용한 운동부하검사법도 있다.

치료는 생활 방식 교정이나 약물 투여, 수술 그리고 중재적 시술이 있다. 하지만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수술이나 중재적 시술을 꼭 시행해야 한다. 수술적 치료로는 혈관을 직접 열어 동맥 내의 플라크를 제거하는 동맥내막절제술, 혈관을 따라 길게 석회화가 진행돼 내막절제술로는 치료가 어려운 환자에게 시행하는 동맥 우회술이 있다.

◇건강한 식습관 운동 필수= 모든 질환이 그렇듯 하지동맥질환도 예방이 중요하다. 금연을 하고 당뇨병이 있다면 잘 치료해야 한다. 또한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은 필수이다. 동맥경화증은 대부분 콜레스테롤에 의해서 발생한다. 생활 습관을 교정해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수치가 높다면 약을 복용해 교정을 해야 한다. 또한 혈관 내에 혈전이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고 혈전이 발생한 적이 있다면 항응고제나 항혈전제를 복용해 치료하기도 한다. 김용언 기자

도움말= 김영화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혈관이식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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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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