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반도 평화의문 너머로 송이버섯 2t이 4000명의 이산가족 품으로 전달됐다. 송이버섯 안에 그윽이 담긴 북녘 소나무 숲 향기는 이산가족에 작은 위로가 됐다. 숲속에 숨어 있던 송이버섯은 이렇게 남북협력을 위한 특별한 매개체가 됐다. 송이버섯은 최근 국립산림과학원 연구를 통해 인공재배에 성공한 바 있다. 송이버섯 인공재배는 2000년, 2017년, 지난해까지 연이어 입증됐으며 향후 임업인 소득을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송이버섯 인공재배 기술은 고성지역 산불피해지 복원사업에도 도입할 계획이다. 소중한 이 땅의 숲과 삶을 살리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송이버섯뿐 아니라 우리 숲에는 지속가능한 산림가치를 창출하는 2000여 종의 버섯이 있다. 이 버섯들은 산촌 소득성장과 풍요로운 산림 생태계의 기반이 될 보석 같은 자원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은 개원 초창기부터 주요 산촌 소득원인 표고버섯의 신품종을 육성하고 재배기술을 꾸준히 개발해 왔다. 표고버섯 생산액은 한해 2000억 원 규모로 버섯산업 중 생산액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민의 식생활을 풍성하게 하는 대표 임산물이다.

산림버섯을 신(新) 산림바이오자원으로 발굴하는 연구도 활발하다. 산림버섯에서 새로운 유용물질을 분리하고 효능을 검증해 항암, 항염증 효과가 우수한 건강기능성 산업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희귀버섯인 `댕구알버섯`, 약용버섯 `복령`과 치명적인 독버섯으로 알려졌던 `붉은사슴뿔버섯`이 대표적이다. 최근 국립산림과학원과 성균관대 약학대학과 공동연구에서는 희귀버섯인 `댕구알버섯`에서 발견한 천연물질에서 염증 발생 억제효과를 확인했다. 또한 약용버섯인 `복령`에서는 폐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표준물을 분리해 암세포 자살을 유도하는 항암효과를 새롭게 구명했다. 치명적인 독버섯으로 알려졌던 `붉은사슴뿔버섯`에서는 유방암 세포 생장을 억제하는 신물질 로리딘E(roridin E)를 발견했다. 현재 알려진 유방암 치료물질보다 500배 이상 강력한 항암효능이 입증됐다.

이런 연구결과들은 먹거리로만 인식돼 온 산림버섯자원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해 낸 것으로 향후 더 큰 기대를 갖게 한다. 이제 산림버섯은 숲속의 작은 생물로서 역할만이 아니라 우리 식탁을 건강하게 하는 청정임산물로 그리고, 우리의 질병을 예방하는 건강기능성 물질의 핵심소재로서 글로벌 종자강국 실현을 위한 대표 국가산림자원으로서의 역할을 해나가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산림버섯자원의 무궁한 가치를 지속적으로 연구·발전시키기 위하여 끊임없이 도전해 나갈 것이다.

전범권 국립산림과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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