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3일까지 청주시립미술관 분관 대청호미술관

픽셔널 오가닉 켄지마키조노, 바닥 끝까지 정체된 것들
픽셔널 오가닉 켄지마키조노, 바닥 끝까지 정체된 것들
자연과 사회를 바라보는 다양한 고민과 미학적 담론이 담긴 전시가 아름다운 대청호에서 열린다.

청주시립미술관 분관 대청호미술관은 10월 13일까지 `2019 대청호미술관 전시지원 공모선정전-점유`전을 개최한다.

전시공간마다 장르와 주제가 다른 세가지 전시가 자리잡고 있으며, 이를 통해 관람객에게 자연과 사회를 바라보는 작가의 관점을 전달한다. 2019 전시공모에 선정된 작가들은 전시장인 대청호의 시공간을 탐색해 조각, 사진,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전시라는 형태로 증폭시켜 전시장의 시공간을 탐색하고 점유한다.

먼저 1전시실은 한국, 대만, 일본 등 아시아 3국의 아티스트로 구성된 `픽셔널 오가닉`팀의 `Fictional Organic`을 개최한다. 비슷하면서도 서로 다른 환경과 문화를 가진 3인의 작가가 대청호를 바라보는 시각을 본 전시를 통해 공유하며, 관람객에게 현재의 자연이 `문화 사회적 일상의 화합물`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3명의 작가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고, 환경·시간에 의해 변화하는 유기적인 물질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 이들은 이번 전시에서 대청호를 탐사하고 채집한 소재를 각자의 방식으로 구현한다. 작가 3인이 일상적이면서도 시간과 환경에 따라 변화하는 유기적 물질을 사용해 만들어낸 결과물은 전시 공간에 셋이 어우러지는 기묘한 자연풍경을 연상시킨다.

현재의 자연이 문화 사회적 일상의 화합물임을 현재의 자연이 문화 사회적 일상의 화합물임을 드러내는 설치작품이 될 것이다. 작품은 몽상적이지만 다분히 현실을 기반하고 있어,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이 갖고있는 비현실성을 강조하고 있다.

2전시실은 신재은의 개인전시 `Sink Sank Sunk`로 구성한다. 이 전시는 도시의 싱크홀에서부터 시작됐다. 작가는 도시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싱크홀을 보고 자연의 초월적 힘이 인간이 통제할 수 없음을 실감한다. `자연의 기본 형태는 원, 원뿔, 원기둥`이라는 세잔의 미학론을 모티브로 한 조각설치로 대자연의 질서 안에 위장된 현대인의 민낯을 직시한다. 전시된 작품 세 점은 세잔이 이야기한 `자연의 모든 형태는 원기둥과 구, 원뿔로 이루어졌다`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기하학적 도형으로 가공된 형상과 단단한 질감 내부에 이에 대비되는 유연하고 무른 물성과 가변적이고 변수를 가진 형태를 보여준다.

쾌적하고 안전해 보이는 도시문명 보호막으로 위장된 위태로운 현대 도시인의 모습을 껍데기와 속살의 성질이 서로 충돌하는 상황으로 은유하는 것이다. 즉 우리가 통념적으로 견고하다고 믿고 있는 도시문명이 구축한 시스템이 사실은 안일하고 허술한 내면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단단한 껍데기 안에 감추어져 있던 무르고 허물어지기 쉬운 속살을 드러내어 대자연 질서 안에 놓여 있는 인간의 민낯을 직시하려한다.

마지막으로 3전시실은 권순학의 `Partitions`으로 구성한다. 그는 관람객이 보지 못하는 전시와 전시 사이에 벌어지는 세팅되기 전의 장면들을 사진으로 기록한 뒤, 현재 전시 공간에 중첩되도록 설치한다. 이를 통해 관람객은 전시 준비를 위해 감췄던 흔적들과 전시장 전체가 하나의 작품이 됨을 몸소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전시가 이루어지는 전시장의 시공간 자체가 소재가 됐다. 사진이란 관념적으로 피사체를 찍는 행위인데, 본 전시에 제시되는 사진 이미지에는 관객이 전시를 관람하는 그 장소가 기록돼 있다. 다만 관객은 전시와 전시 사이의 시간대를 기록한 이미지와 만나 미술관의 전시라는 맥락에서는 보지 못하는 공간을 마주하게 된다. 그 공간의 상황이란 예술작품은 벽에서 철수가 되었고 다음 전시를 위해 공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의도하지 않은 공사 풍경과 예술도구가 아닌 장비들이 전시장에 들어와 있는 장면을 예술로 제시함으로써 역설적인 풍경을 제시하고자 한다.

대청호미술관 관계자는 "대청호미술관 공모전이 해가 갈수록 국내 미술계의 많은 주목을 받고 있으며, 역량 있는 작가들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공모선정전은 20세 이상 국내외 시각예술가를 대상으로 포트폴리오 및 전시제안서 공모를 했으며, 외부심사위원회를 거쳐 최종 선정된 픽셔널 오가닉(김도희, 루오저신, 켄지 마키조노), 신재은, 권순학의 신작을 소개한다. 전시지원 공모전은 지난 2016년`대청호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15팀의 작가들의 전시가 소개됐다.

자세한 사항은 청주시립대청호미술관 홈페이지 또는 (☎043(201)0911)로 문의하면 된다. 조수연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신재은, Sink Sank Sunk
신재은, Sink Sank Sunk
권순학, Partitions
권순학, Partitions

조수연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