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2>황화구리 내 나트륨이 저장되면서 나타나는 유사 정합 경계 (Semi-coherent interface).
<그림2>황화구리 내 나트륨이 저장되면서 나타나는 유사 정합 경계 (Semi-coherent interface).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리튬 이온 전지의 대안으로 주목받는 나트륨 이온 전지 상용화를 앞당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휴대전화, 전기차 등 일상과 밀접한 제품에 사용되는 리튬 이온 전지의 원자재 리튬·코발트·니켈 등은 매장지역이 한정돼 가격 흐름이 불안정하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나트륨 이온 전지가 주목받고 있다. 나트륨은 지구 지표면 매장량이 리튬보다 500배 가량 많아 원자재 공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 리튬 이온 전지의 음극 재료인 흑연은 나트륨 저장에 적합하지 않다. 나트륨 이온을 저장하기에는 흑연 층간 거리가 좁아 많은 용량을 저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높은 저장 용량을 얻을 수 있는 전환·합금반응을 거치는 물질을 사용해야만 한다. 그러나 이 두 가지 반응을 이용하면 부피팽창이 너무 커지고 급격한 결정구조의 변화에 따라 입자가 분쇄돼 성능이 빠르게 저하된다.

지난달 30일 KAIST에 따르면 신소재공학과 육종민 교수 연구팀은 연구팀은 황화구리가 전환반응을 거쳐도 오히려 저장 용량이 회복되며 안정적인 충·방전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를 투과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전환반응에서 유사 정합 경계면(두 상·결정립 사이 결정 격자의 합이 잘 맞는 경계면)을 형성, 입자의 분쇄를 막아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황화구리는 입자 크기·형상에 상관없이 높은 나트륨 저장 성능을 보이는 것도 확인했다. 최적화를 거치지 않은 수십, 수백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황화구리 입자가 기존 흑연의 이론 용량 대비 17% 정도 높은 ~436mAh/g의 저장 용량을 갖고 2000회 이상의 충·방전에도 93% 이상의 저장 용량을 유지한 것이다.

육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수명이 긴 전극 재료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s)` 6월호 표지논문(Inside back cover)에 선정됐다.주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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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판상구조 황화구리에서 나타나는 저장용량 회복현상.
<그림1>판상구조 황화구리에서 나타나는 저장용량 회복현상.
왼쪽부터 육종민 교수, 박재열·박지수 박사과정. 사진=KAIST 제공
왼쪽부터 육종민 교수, 박재열·박지수 박사과정. 사진=KAIST 제공

주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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