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야, 나!展' 고경숙 작가 인터뷰

"작품을 시작할 때마다 어린아이가 돼 새로운 세계를 여행하는 기분으로 작업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실험적인 화법과 독특한 색깔로 주목받는 고경숙(47) 작가가 그림책 `나야, 나!` 원화전을 연다.

`나야, 나!`의 책 표지를 넘기면 구깃구깃한 종잇조각들이 저마다 엉켜있는 독특한 여자아이 `미미`가 등장한다. 고 작가가 휴지통에 버렸던 수백 장의 습작 중 눈에 띄는 조각들을 콜라주 기법으로 이어 붙인 등장인물이다.

조금만 다듬으면 좋은 작품이 될 수 있었던 그림들이 버려져 어디에서 자신을 찾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고 작가는 "작업을 할 때에는 언제나 곁에 큰 휴지통이 있는데, 스케치 없이 즉흥적으로 이미지를 구성할 땐 그만큼 실패하는 그림들이 많다"라며 "완성된 그림 중에서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버리기 아까운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땐 쓸만한 부분만 오리거나 덧칠해서 재구성 한다"라고 설명했다.

독특한 점은 완성된 글에 그림을 그려 넣은 것이 아니라, 떠오르는 이미지를 먼저 그린 다음 이야기를 엮어 그림책을 완성시켰다는 점이다.

그는 "일정한 기법과 스타일에 머물지 않고 매 번 책 작업을 할 때마다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며 "그림책 분야에서 기존에 볼 수 없었던 그림을 그려보려고 늘 노력한다"고 말했다.

고 작가 특유의 독특함과 창의성은 `그림책은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는 편견을 벗는 데서부터 시작했다.

그는 "그림책을 지을 때 어린이를 위한 책과 어른을 위한 책의 구분을 두고 시작하지는 않는다"면서 "어린이의 시절을 간직한 어른이기에 별 차이 없이 자연스럽게 자유롭게 작업한다"고 밝혔다.

또 "이 책의 그림들은 사람들의 모습을 시각적으로 재해석한 것으로, 무엇을 상상했는지 떠올릴 수 있는 단서들을 그림 속에 숨겨 놓았다"며 "이번 원화전과 함께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의 세계가 `매우 다채롭고 신선한 예술 분야구나`라는 것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 작가는 "대전 지역은 훌륭한 그림책 독자들이 많다고 들었다"며 "수준 높은 어린이 그림책 문화 속에 이런 원화전시가 잘 자리잡아 작가와 독자가 책 밖에서 새로운 감흥으로 만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라고 기대했다.

고경숙 작가의 `나야, 나!` 그림책 원화전은 1일부터 8월 31일까지 대전일보사 1층 복합예술공간 `Lab MARs(랩마스)`에서 열린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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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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