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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밭춘추] 한 엄마의 걱정과 고민 ②

2019-06-26기사 편집 2019-06-26 08:4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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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과학프로그램을 만들면서 '미세먼지'에 관한 아이템을 진행한 적이 있었다. 3주간에 걸쳐 나간 방송에서는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 미세먼지로 고통을 겪는 시민들의 일상, 그리고 놀이터에서 마음껏 뛰어 놀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아이들의 이야기들을 소개한 적이 있었다.

그 후로부터 2년 여, 미세먼지로 인한 고통은 더 심해졌다. 지난겨울부터 올 여름이 오기까지 우리는 매일 일기예보를 예의주시하며 아이들에게 마스크를 착용시키고, 텅 빈 놀이터를 바라보는 일이 더 많아졌다.

나 역시 아이들을 키우고 있기 때문에 '미세먼지'는 늘 걱정거리다. 깔끔하거나 꼼꼼한 편이 아닌 내게도 매일 아침 일기예보로 미세먼지를 확인하는 일은 하루 일과의 시작이었으니 말이다

그러다 한 달여 전쯤부터 더운 날씨와 함께 파란 하늘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 또 이런 기회가 올까 싶어 아이들에게 얼른 바깥에 나가 놀기를 권유했다. 그런데 아이들의 반응은 조금 의아했다. "엄마 없이 나가라고?"

'아, 이게 무슨 말인가, 놀이터 바로 코앞인데 나 없이 잠깐 나간다고 해서 큰 문제가 될 것이 무엇인가?' 결국 나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놀이터로 나갔다. 그런데 아이들이 왜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 금방 알아차릴 수 있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부모의 보호아래 놀이를 하고 있었고, 아이들이 잠깐이라도 시야에서 사라질세라 부모들의 눈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뉴스 사회면에 심심치 않게 노출되는 각종 흉악 아동 범죄가 늘 마음을 졸이게 하는 요즘이다. 그런 소식들을 접하는 부모들은 당연히 안심할 수 없고, 아이들을 집 앞 놀이터조차 혼자 내놓을 수 없게 됐다. 마음 맞는 친구와 몇 가지 놀이 도구만 있어도 즐겁게 놀 수 있었던 부모의 어린 시절과 달리 시간이 허락을 한다한들 아이들은 자유롭게 외출할 수도, 친구를 만날 수도 없게 됐다.

놀이터에 앉아 잠시 생각해본다. 우리는 친구들과 아무런 걱정 없이 골목골목을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세상을 아이들에게 돌려줄 수 있을까?

황희선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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