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황 호조로 생산량 ↑…마늘 1㎏당 4708원 전년대비 29.1% 감소

25일 서산시 부석면 지산리 한 양파 재배농가에서 수확한 양파가 널려있다. 그러나 양파값 폭락으로 제값을 받기 어렵게 되자 재배 농가가 난감해 하고 있다.  
사진=박계교 기자
25일 서산시 부석면 지산리 한 양파 재배농가에서 수확한 양파가 널려있다. 그러나 양파값 폭락으로 제값을 받기 어렵게 되자 재배 농가가 난감해 하고 있다. 사진=박계교 기자
"마늘, 양파 값이 폭락해 1년 농사를 망치게 됐습니다. 앞으로 가격이 더 떨어진다고 하니 눈 앞이 깜깜해요."

올해 마늘, 양파 등 농산물 생산량이 크게 늘면서 가격이 폭락을 거듭해 농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충남도와 농협 충남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25일 기준 가락도매시장 마늘 1㎏이 4708원으로 전년 대비 29.1% , 양파 1㎏이 458원으로 전년 대비 34% 각각 하락했다.

이는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폭락으로, 이달 중 본격적인 출하가 시작되면 가격이 더 떨어질 전망이다. 올해 마늘과 양파 등 밭작물 생산량이 예년보다 크게 증가한 것은 작황이 좋아 풍작을 이루고 재배면적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충남은 마늘 주 생산단지로 올해 도내에서 생산된 마늘은 4만 5000톤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7% 증가했다.

양파 생산량은 6만 4000톤으로 전년 대비 11.1% 줄었지만 주산지 영향을 받아 전체적인 가격이 하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 관계자는 "예년 같으면 출하 시기를 맞아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져야 하는데 올해는 거래 자체가 없다"며 "공급 과잉에 따라 가격 폭락이 예상돼 산지 도매인들이 가격이 떨어질 때까지 사지 않는 분위기이다. 날씨가 점점 더워지니 보관이 어려운 농민들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마늘, 양파 생산량 증가는 공급 과잉,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며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서산에서 마늘·양파 농사를 짓는 농민 박의열씨는 "작황이 좋아 생산량이 늘었다. 하지만 정부에서 벼가 과잉생산되니 타작물 재배를 홍보하면서 마늘, 양파 재배면적이 크게 늘면서 생산량도 증가했다"며 "1년 농사인데 허탈감이 크고 마늘, 양파 공급 과잉으로 헐값에 팔면 인건비는 물론 투자비도 못 건진다"고 한숨을 지었다.

그는 이어 "소비 부진까지 겹치면서 가격이 하락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인데 농민들은 싼값에 팔 수도 없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며 "정부에서 물량 조절을 위해 산지폐기를 일부 했는데 면적이 적어 효과가 미미해 농민들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며 토로했다.

도와 농협은 공급물량 조절을 위해 최근 마늘 558톤, 양파 300톤 등 산지 폐기했으며, 수매를 통한 출하 시기 조정, 소비촉진운동 등을 추진한다.

도 관계자는 "지난해 날씨가 좋고 비가 적절하게 내려 작황이 좋아 생산량이 늘었다. 특히 충남은 마늘 주 생산단지로 전국 재배면적 대비 12.3%를 차지하고 있다"며 "소비 촉진을 위해 다음달 초 마늘 소비 촉진 운동을 진행하는 등 수급 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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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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